익명 연재 매드앤미러 6
이종호.홍지운 지음 / 텍스티(TXTY)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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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나의 과거가 웹툰이 되어 연재되고 있었다.'
이 매력적인 한 문장이 각기 다른 작가의 상상력과 만날 때 어떻게 달라질까? '스며드는 것들'과 '이계전기 연재 중단을 요청합니다'라는 두 가지의 작품을 담고 있는 '익명 연재'는 이런 질문에서 시작한 책이다.
'스며드는 것들' 속 주인공 우진은 웹툰 '붕괴'를 성공적으로 끝낸 작가이자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다. 하지만 차기작으로 인한 문제와 고민을 겪던 도중 옆집 여자이자 대학 동창인 수희가 쓴 '빙의'라는 작품을 빼앗고, 그날 수희는 자살을 한다. 그로부터 얼마 후, 한 커뮤니티에 자신의 만행이 담긴 웹툰이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다음으로 '이계전기 연재 중단을 요청합니다'는 이세계에서 마왕을 무찌른 영웅 태양은 지구로 돌아와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태양은 자신이 이세계에서 겪었던 이야기들이 웹툰으로 연재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작가의 사인회에 찾아간다. 사인회에서 만나게 된 작가는 이세계에서 그가 쓰러뜨렸던 마왕인데...

✏️ 매력적인 한 문장에서 시작한 두 이야기에 대하여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나의 과거가 웹툰이 되어 연재되고 있었다'. 이 한 문장은 아무도 모르는 나의 과거가 알려졌다는 수치스러움 혹은 내가 숨기고 싶었던 비밀이 알려지고 있다는 두려움 등 하나의 감정이 아닌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감정을 가져다준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을 각기 다른 장르와 스타일로 풀어내서 들려주는 두 작가의 이야기는 독자가 가장 큰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매력 포인트이다.

먼저 '스며드는 것들' 속 우진의 이야기는 읽는 이에게 섬찟한 감정을 안겨준다. 실제로 읽는 내내 괜히 주의를 둘러보고 한 번씩 멈칫하게 되는 이야기가 '스며드는 것들'이었다. 특히 우진이 저질렀던 일이 단순히 웹툰으로 연재되는 것 뿐만이 아닌 우진이 겪는 이상한 경험들이 합쳐져 후에 나오는 반전에서 더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반면 '이계전기 연재 중단을 요청합니다'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작품으로 웹툰 연재에 포인트를 주기 보다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나의 과거가 조금 더 중심이 된 이야기이다. 태양은 영웅으로써의 영광을 뒤로 하고 지구로 돌아왔지만 막상 지구에서의 그는 5년간 실종되었다가 나타난 고졸도 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에 비해 이세계에서 지구로 넘어온 마왕은 잘나가는 웹툰 작가로 태양보다도 더 많은 것을 알고 그것들을 이야기하는 인물이다. 이러한 묘한 차이점은 읽는 사람이 이 작품에 빠져들고 생각해보게 만든다.

한 문장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이 다른 느낌을 가지는 것은 마치 한 권의 책을 들고 있지만 두 권의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또한 맨 처음에 나오는 독자에게 주어진 미션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한 문장 한 문장에 더 집중하고 신경을 쓸 수 있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기에 작가와의 추리 싸움, 그리고 매력적인 두 이야기를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마음 속 문장
- '붕괴는 예상치 못한 작은 균열에서 시작한다.' -p.13-

-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나의 추악한 과거가, 웹툰이 되어 올아와 있었다. -p.109-

- "아마 그곳에서는 조금 외로웠던 것 같아."
마왕은 내 대답이 의외라는 듯 눈을 크게 떴다가 다시 질문했다.
"여기서는 외롭지 않고?"
나는 다시 커피를 들이켰다. 얼음이 녹아 연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쓴맛이 입안을 감돈다.
"별반 다른 것 같지는 않네." -p.196-

[해당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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