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완벽한 장례식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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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앰뷸런스 소리만 간간이 들려오는 한밤중의 종합병원 매점에서 일한 지 일주일이 된 나희는 사장인 미수에게 그만두겠다는 말을 한다. 이유를 묻는 말에 나희의 답은 새벽 두 시만 되면 귀신이 보인다고 답한다. 이 말을 들은 미수는 10년 전 그런 말을 한 알바생이 있었다는 말과 함께 알바 시간대를 바꿔주지만 일몰 시간에 여전히 귀신들은 나타나고 이해할 수 없는 부탁들을 하고 간다. 부탁들을 들어주고 10년 전 알바생 수영을 만나게 되면서 나희는 그들의 부탁이 생의 마지막 순간 잡고 있던 미련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들이 이승을 편안히 떠날 수 있도록 그 부탁을 들어주고자 하는데...

✏️ 삶과 죽음, 그 사이의 평범한 미련과 남겨진 자들에 대하여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며, 그렇기에 주변 사람을 영원히 떠나보내는 경험 역시 살면서 한 번씩은 겪게 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자신과 자신의 주변 사람이 죽을 것이라는 생각을 쉽게 하지는 못한다. 아니, 알더라도 무의식중에 그것을 거부하게 된다.

'나의 완벽한 장례식'도 이러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처음에는 소개 글이나 이런 소재의 이야기들에서 많이 나오는 것처럼 특별한 능력을 가진 혹은 숨겨진 능력이 있는 소녀가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귀신들의 한을 해결해 주는 그런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완벽한 장례식'은 조금 달랐다. 물론 귀신을 본다는 것도 특별하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 외에는 크게 남다르거나 특별한 점이 없는 평범한 나희가 일상 속에서 이미 떠나간 이들이 남긴 사소해 보이지만 그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미련을 해결해 나간다는 점이 색다른 점이자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귀신의 미련은 아주 위험한 비밀을 숨기고 있거나 풀리지 않은 사건과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소설 속 귀신들의 미련은 누군가 보기에는 아주 사소해 보일 수도 있다. 키우던 고양이에 대한 걱정, 치매인 아내에게 주려고 했던 한 끼 식사, 주인을 보고 싶어 하는 강아지 등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평범하지만 자신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것들에 대한 미련이다. '나의 완벽한 장례식'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이야기와 마음이 담겨있기에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고 우리는 더 자연스럽고 깊게 이야기에 몰입하게 될 수 있다.

또한 책 속에서 다른 점 하나는 이 책이 죽음만을 담은 이야기가 아닌 남겨진 이들이나 죽음 사이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 점 역시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다. 이 책을 읽게 될 이들은 이미 떠난 이들이 아닌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남겨진 사람일 것이 분명하기에 그들에게 책 속에서 떠나간 이들이 미련을 해결하고 편안하게 이승을 떠나는 모습이나 누군가를 떠나보낸 사람이 그 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대한 것들을 본다면 작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그렇기에 주변에서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힘들어하는 사람이나 억지스럽지 않은 잔잔한 감동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지금 당장 당신이 떠나보낸 이를 잊거나 극복해내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조심스럽게 건네면서 말이다.

📍마음 속 문장
• 삶은 건강하게 지속되다가도 어느 순간 절벽처럼 꺾어지기도 한다. 사랑했던 소중한 존재의 안위를 살아서 채 챙기지도 못할 만큼 갑자기. -p.45-

• 죽음은 참 다양한 형태로 불시에 찾아온다. 아마 사람의 숫자만큼 죽음의 가짓수도 많을 것이다. 누구나 자기 몫의 죽음을 목에 건 채 타고나는 법이다. -p.75-

• 나희는 여전히 가슴 속에 엄마와 슬픔을 품고 살아간다. 하지만 이제 그것을 안고도 건강하게 사는 법을 배웠을 뿐이다. 삶에는 기쁨과 행복뿐 아니라 슬픔도 언제나 공존한다는 사실을 나희는 빨리 배웠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배우는 것을 그녀는 조금 더 이르게 배웠을 뿐이다. -p.174-

• "쭈그리고 있는다고 잊히겠니? 살다 보면 잊는 거지." -p.197-

• 하지만 누군가는 세상을 떠나도 누군가는 남아서 살아간다. 떠난 사람의 기억을 품은 채 산다. 그것이 끝없이 반복되는 삶이었다. -p.201-

[해당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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