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어서 아름다울 뿐
서승신 지음 / 메이킹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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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말 그대로
꽃이라서,
그냥 아름다웠을 뿐이다.

손녀의 옹알이에서 밑줄을 시작하고,
산 너머 바람에도 혼자 귀를 기울인다.
그 사이에 새겨진 삶의 자국을
담박한 언어로 건져 올린다.

형광펜이 머무른 문장들은
시간이 쌓인 인생은 낡은 캡슐처럼 된다는,
뎁스 있는 진실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깊이는
갑자기 오는 게 아니다.

“흘러가는 내 삶, 그 속에서도 나는 여기 있다”
는 입속의 가벼운 고백 같다.
폴짝 내려앉는 그런 불시착.

정체 모를 향기만 있어도 집이 기억되는 순간이 있듯,
이 시집은 구체적 형상 없이
‘기운만으로 남는 순간’을 쌓는다.

누군가는 꽃 때문에,
또 누군가는 그 꽃 앞에 주저앉은 자신 때문에
이 시집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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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making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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