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과 동박새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24
이미숙 글, 황연주 그림 / 마루벌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어떤 장르의 책보다 단어나 어휘, 문체등에 가장 민감하고 진중하게 선택해야하는 것이 바로 동화책일것이다. 

언어라는것에 있어서 아이들은 완벽히 스펀지같기때문이다. 

"아 진짜 짜증나" 를 입버릇처럼 달고 사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자극적이고 걸러지지 않은 언어들은 새로운 매체와 문화에서 비롯되는것이 아닌가. 

때문에 나는 아이들의 언어 습관과 정서함양에는 전적으로 책을 이용하고 있다. 

에쁜 언어와 예쁜 정서의 책들이야 물론 많다. 때때로, 아이에 맞게 읽어주는편인데 

요즘처럼 늦가을이나 겨울의 문턱에서는 이 책을 빼놓을수가 없다. 

동백꽃이라는 소재 자체가 겨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때문이기도 하고, 나무나 꽃이름, 새 이름에 둔감한 아이들이 많기때문이기도 하며, 기타 여하 많은 이유들중에서도 앞서 말한것처럼 따뜻한 정서, 분위기와 에쁜 언어, 문체 때문에 이 책을 선호한다.  

동백나무의 새들에 대한 후한 인심과 새들의 곰지랑곰지랑 생활하고 자라나는 과정이 아기자기하다. 

 엄마의 목소리로 읽어준다면 아이들에게 이보다 따뜻한 문체가 또 있을까? 

모든나무가 시들어 앙상한 가지들만 남았을때 비로소 빨갛게 에쁜꽃을 피우는 동백나무 처럼, 

어떠한 추위속에서도 피어나는 그 꽃망울은 나로하여금 항상 어머니를 떠올리게 했던것같다. 

이 책속에 동백나무 또한 새들의 달콤하고 따뜻한 친구로 겨울이 되면 예쁘고 연약한 꽃과달리 강인하게 눈속에서 꽃을 피운다.  모두 동박새에게 맛있는 꿀을 내어주던 착한 맘씨덕분에 겨울이 지나고 꽃이 피는 봄이오면 

동백나무에 열매가 열린다.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맨 끝구절! 

 

"열매속에는 아기동백의 씨가 들어있어요. 나무가 잘 자라서 빨간 꽃을 피우면 반가운 동박새들이 또 찾아올거예요." 

 

모진 겨울을 이겨낸 강한 동백나무라서 일까? 

아기동백이라는 단어가 그렇게 귀여울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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