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숲속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책 표지의 핑크빛 쥐가 빗자루와 양동이를 들고 주전자 집 지붕에서 독자를 바라보고 있다.
불그스름한 딸기와 엉겅퀴 꽃의 핑크빛 색감이 부드럽고 따뜻해서 책 속의 이야기가 무척 궁금해진다.
이 책은 2021 볼로냐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작가인 카테리나 고렐리크의 책이다. 동물을 무척 사랑해서 동물로부터 창작의 영감을 많이 얻는 그는 화이트 레이븐을 비롯해 여러 국제적인 상을 받았으며 다른 대표 작품으로는 <집안에 무슨 일이?> <두더지 아저씨의 보물 찾기> 등이 있다.
아늑한 찻주전자에 사는 생쥐 찰리는 집 정리가 식은 죽 먹기라고 한다. 정리 정돈을 잘 못하는 나는 아이와 함께 '제발 우리 집에도 와줘 찰리야!'하고 외쳐본다. 찰리가 울창한 숲과 마법의 숲에 사는 이웃을 위해 어떻게 집 정리를 해가는지 그 여정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땅굴 두더지 집으로 간 찰리는 숨바꼭질하는 지렁이, 두더지와 놀고 싶지만 치워야 할 것들이 산더미라서 열심히 청소한다. 두더지 집에는 두더지가 좋아할 만한 게 아주 많다. 지렁이, 무당벌레, 지렁이로 만든 스틱 등 온통 지렁이 꾸밈 방이다. 실제로 두더지는 지렁이를 좋아한다. 자연스레 두더지의 먹이를 공부하며 다음 코스 달팽이 집으로 간다. 달팽이가 다니는 길의 찐득한 자국을 지우고, 귀청 터지게 우는 개구리 집을 후딱 청소하고 나온다. 이야기 막간의 코너인 올챙이 숨은 그림 찾기로 아이는 신이 난다. 연필로 숨은 올챙이 찾기가 재미있는지 '내가 다 찾을 거야'를 외치며 책 속으로 빠져든다.
다음 코스인 여우의 집에서는 사라진 달걀 컵과 빈 깡통과 양말을 찾아서 청소한다. 아무리 청소가 주특기라지만 몸이 남아 나지 않을 것처럼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주인공 찰리를 보면서 아이와 함께 우리 생활 주변의 환경을 누가 청소하는지 돌아보게 된다. 집부터 시작해서 학교 가는 길, 놀이터 가는 길 등 우리가 지나는 이 모든 길이 깨끗하게 관리되는 이유는 책 속에서 바쁜 이웃을 위해 열심히 청소해 주는 찰리처럼 시민들의 쾌적한 생활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해 주시는 환경미화원분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쓰레기를 아무 곳에 버리지 않는 마음가짐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곳이 더 빛이 나고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고 쾌적하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환경미화원분들의 노고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음을 찰리를 통해 되새겨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마녀의 집과 향긋한 헛간의 유니콘, 산꼭대기에 사는 드래곤, 알록달록 캔디로 꾸며진 생강빵 집을 청소해 준 찰리는 고단한 한 주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다. 다른 이웃의 집을 청소해 주느라 정작 찰리의 집은 엉망진창이다. 일과 쉼의 균형이 우리의 생활에서 중요하듯 찰리는 먼저 고단한 몸을 휴식으로 달랜 후 자신의 집 청소를 계획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우리는 모두 찰리처럼 하루 일과를 끝낸 후 고단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각자의 집으로 향한다.
해가 뉘엿뉘엿 져 갈 때 철근 같은 발걸음을 집으로 옮기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바쁜 일상 속에서 정작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가족 간의 사랑과 휴식을 생각해 보았다. 설렘을 느끼려 여행을 떠나지만 여행의 끝이 언제나 포근한 집이 있기에 용기를 낼 수 있고 또 위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