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in 한국 - 영어와 한국어로 읽는 외국인 육아 웹툰 에세이
매튜 브로드허스트 지음, 박진희 옮김 / 북극곰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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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오래전 상상만발 그림책 전시회에서 우연히 이 분의 책을 본 적 있다. 두꺼비에 관련된 책이었는데 외국인 작가라는 생소한 이력과 함께 그림체가 귀여워서 아이와 함께 책 속의 그림을 오랫동안 쳐다본 기억이 있다. 그때 그분이 이렇게 4컷 만화 육아 웹툰을 내셨다니 왠지 모르게 반가웠다. 육아를 하는 입장에서 외국인 아빠의 육아 생활이 궁금해졌다.

저자는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2009년 처음 한국에 온 뒤 한국의 음식, 문화, 영국과는 다른 한국의 화창한 겨울 날씨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했다. 한국 살이를 하면서 진희라는 아내분과 아이의 육아를 4컷 만화로 표현한 책이다. 한국에서의 15년의 시간과 추억을 모아놓은 가족들의 보물 같은 책일 것이다.

2017년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로 초보 엄마 아빠의 모습, 두 부부간의 출생국 간 문화적 차이도 엿볼 수 있다.

저자의 아내분이 임신 8주 차 임신 입덧을 하는 내용을 보면서 나의 과거 임신 시절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우리 양가의 부모님께서도 입덧했다는 얘기를 못 들었는데 왜 나는 새벽 댓바람부터 입덧을 했으며, 평소에 좋아하는 쌀국수도 못 먹고, 생선 냄새만 맡으면 바로 구토 나오고, 밥도 게워내고, 오직 탄산수와 포도 등의 과일만 주구장창 먹었던 기억이 있다. 입덧으로 고생도 하고 아이가 출산 예정일에도 안 나오고 해서 아이에게 우스갯소리로 그때 왜 그랬어 하고 물었더니 뱃속에서 더 놀고 싶었다며 태어나기 싫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농담이지 그러며 웃으며 넘겼던 기억이 있다. 정말 당시 입덧할 때는 하루 종일 힘도 없고, 입맛도 없어서 하루 종일 거의 굶다시피 했었다. 유일하게 딱 하나 먹고 싶은 게 있었는데 노가리였다. 밤에 퇴근하고 온 남편에게 노가리를 먹고 싶다고 했더니 인근 가게에서 구해다 줬는데 사장님이 돈도 안 받으셨다는 말씀을 듣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었다. 나중에 남편과 그 가게 자주 애용하자며, 가게 사장님께서 복을 많이 받으시면 좋겠다는 기도를 하며 아이의 탄생을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는구나 싶었다.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는 물론 결혼도 있겠지만, 출산을 기점으로 정신적, 물리적, 환경적으로 모든 점에서 부모들의 세상을 보는 시각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오죽하면 엄마들이 이승의 끝과 저승의 시작은 출산 이후부터라는 말도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책 속의 아이의 출산과 성장 과정에서 가족이 함께 성장해가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보면서 공감하고, 웃기도 했다. 우리 아이도 함께 보면서 깔깔거리며 즐겁게 읽었다. 영어 내용이 한글로도 표기되어 있어서 한글 없는 영어 원서를 펼칠 때 보다 진입장벽이 낮아서 즐겁고 유쾌하게 볼 수 있었고 아이와 영어 공부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책인듯하다.

책을 읽으며 외국인 아빠의 가정도 육아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 한국인 가정과 비슷한 점이 있고, 아이의 호기심 발전 양상도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의 아이가 똑 부러지게 말을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기도 했다. 짧고 간결한 4컷이지만 사실적인 주인공들의 표정과 내용으로 몰입과 공감의 재미를 선사하는 따듯한 영어 육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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