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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구름 방울 - 제31회 눈높이아동문학상 그림책 대상 수상작
이현주 지음 / 오늘책 / 2024년 7월
평점 :
무더운 여름, 파란 색깔의 시원한 책 표지가 잠시 더위를 잊게 해준다.
이 책으로 제31회 눈높이 아동문학 그림책 대상을 받은 이현주 작가님이 구름 방울로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사뭇 궁금해진다.
엄마 구름이 졸고 있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무수한 아기 구름 방울들이 엄마 품속에서 장난을 치고 있다. 아기 구름 방울들이 엄마의 코를 간지럽히자 재채기하는 엄마는 그만 구름 방울들을 '휭' 하고 날려 버렸다.
재채기하는 순간, 아기 구름방울들의 신나는 여행, 숨바꼭질이 시작된 셈이다.
아기 구름 방울들은 엄마에게 "나 찾아봐라!" 하며 엄마는 "어디 어디 숨었나?" 장단을 맞추며 숨바꼭질 놀이를 한다.
새의 깃털 위에 앉은 구름 방울, 활짝 펼친 우산에 매달린 구름 방울, 고양이 수염 위에 내려앉은 구름 방울을 보며 이런 신선한 아이디어가 어디서 샘솟을까? 아주 가느다란 고양이 수염 위라니? 수염 위에 아기 물방울들을 숨겨 놓을 생각을 했을까 상상해 보면 귀엽기도 하고 작가님의 아이디어가 신선하기도 하다.
엄마의 아기 구름 방울 찾기 여행은 계속된다. 돌림노래하듯 "어디 어디 숨었나?"를 따라 해보며 아이도 흥겹게 구름 방울을 불러본다. 풀밭 활짝 핀 꽃들 사이에 숨은 구름 방울, 땅속 진흙 틈에 숨은 구름방울이 지렁이를 보며 반가워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드넓은 바다에 도착한 엄마 구름, 망망대해에서 아기 구름 방울을 찾는 게 쉽지 않던 엄마가 외친다. "나 찾아봐라!"
책을 보던 아이는 잠시 멈칫하더니 엄마 이건 새까만 무인도 같다고 말한다. 나는 고래 같다고 했더니 곧바로 간식 내기하자고 한다. 그렇게 아이와 나는 재미있는 실랑이를 벌이다 마침내 등장한 커다란 고래를 보며 환호했다. 이번엔 엄마가 간식 당첨이라고 하니 아이는 시무룩했다.
그것도 찰나, 아이는 고래의 블로홀에서 구름 방울이 나오는 큰 그림을 보며 "와, 이 그림 참 멋지다."라고 외친다. 우리는 그렇게 잠시 시원한 '멍'을 때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마침내 엄마 구름은 마지막에 숨은 아기 구름 방울까지 다 찾아낸 후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고는 무지개 낀 한적한 바다 마을을 유유히 지나가는데,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몽글몽글 따뜻해진 시간이었다.
아기의 눈에 비친 세상은 모든 게 새롭고 신기한 것투성이다. 그런 아기의 시선을 구름 방울에 담아 표현한 작가님의 상상력이 한여름, 이 무더위를 살짝 가시게 해준다.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하며, 그림을 보고 상상하는 그 시간만으로도 감사하며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는 몇 안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