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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사건 고양이 흥신소 ㅣ 책고래아이들 47
이서영 지음, 용달 그림 / 책고래 / 2024년 6월
평점 :
떠돌이 고양이가 특별한 할머니를 만나고, 특별한 고양이가 되는 인연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가족이 없는 할머니는 날마다 찾아오는 고양이에게 참치를 내어주며 먹으라고 한다. 그런 고양이는 '참치'가 본인을 부르는 이름인 줄 알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통조림 참치 음식을 가리켰던 말이었다. 어쨌거나 참치는 할머니가 좋았다.
어느덧 만난 지 1년 이 되던 날 할머니는 요양원으로 가게 되고, 참치는 거리를 배회하게 된다. 문득 할머니가 넌 특별한 고양이야 했던 칭찬을 떠올리며 할머니가 떠난 집에 '고양이 흥신소'를 열게 된다.
인간의 말을 알아듣기도 하고, 두 발로 걷는 고양이라니!
이런 고양이가 있으면 세상이 얼마나 재미있을까?
동물 특유의 감각으로 사건을 해결한다면 사람이 운영하는 흥신소보다 더 나을지도 모를 일이다.
흥신소의 첫 손님은 새끼 고양이를 잃은 골목 고양이였다. 하나뿐인 새끼 고양이를 잃어버린 엄마 고양이는 얼마나 참담하고 슬플까.
상상만 해도 눈앞이 아찔하다. 과연 우리의 참치는 이 일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참치는 의뢰인을 진정시키면서 새끼 고양이의 생김새를 물어보며 단서를 조금씩 수집한다.
모든 사건에는 분명 목격자가 있다고 생각하며 사건 현장을 누비는 참치는 쪽쪽이를 빨며 새끼 고양이의 입장이 되어 보기도 한다. 끈질긴 추적과 깊은 생각 끝에 목격자를 하나 둘 모으며 사건이 해결되면 생선 한 마리라는 보상금을 내걸기도 한다. 고양이에게 생선은 아주 후한 보상금일 테니 협조 안 할 고양이가 누가 있으랴. 포기하지 않고 집요하게 증거를 수집하던 중 우연히 공원에서 결정적 증거를 수집한 참치는 지은이라는 여자아이 집에서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는 새끼 고양이를 찾으면서 흥신소 첫 의뢰인의 이야기는 해피 엔딩으로 끝이 난다.
두 번째 손님은 생선가게에 든 도둑을 찾아 달라는 지은이 엄마의 부탁이다. 사람도 고양이 흥신소의 손님이 되는 설정이 귀엽다. 그래, 동화 속에서는 동식물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아주 환상적인 공간이지. 생선 판 돈을 도둑맞은 사건은 밤사이에 일어나서 목격자가 없었다. 꽤 까다로운 사건을 맡은 참치는 이번에도 복면을 쓴 가상 도둑이 되어 보며 사건에 몰입한다. 없을 것 같던 목격자를 하나둘 만나면서 사건은 척척 해결된다.
마지막으로 찾아온 피시방 고양이는 못된 아이들에게 수염을 몽땅 잘렸다. 고양이는 수염으로 몸의 균형을 잡는데 그걸 몽땅 잘라버렸으니 참 딱했다. 거기다 약한 아이까지 괴롭히는 못된 아이들이라니 참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그런 못된 아이들에게 참치는 가장 고양이 다운 최고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 방법이 꽤 통쾌한 방법이라 읽는 내 재미있었다.
이렇듯 고양이 참치는 두 발로 걷고,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재능을 적극 활용하여, 할머니의 칭찬을 씨앗 삼아서 사회에 필요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어려운 문제도 포기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과 집요한 사건 추적으로 의뢰인의 사건을 책임감 있게 해결한다.
인간 세상에 일어나는 미제 사건들도 여기 '고양이 흥신소'의 참치 라면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다 해결해 주지 않을까, 고양이지만 인간보다 투철한 직업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추리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