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고양이 캡틴 미운오리 그림동화 16
고마츠 노부히사 지음, 가노 가린 그림, 봉봉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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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스카프에 초록색 눈을 가진 고양이가 인상적이다. 고양이가 너무 예쁘잖아!

책의 스토리 작가 고마츠 노부히사는 일본에서 제18회 그림책 대상 스토리 부문에서 "도둑 고양이 캡틴"으로 대상을 받았다.

동물과 자연 등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가노 가린 역시 그림책 대상을 입상한 이력이 있는 실력 있는 그림 작가이다. 최고의 글과 최고의 그림이 만나 이렇게 따뜻하고 감동적인 책 한 권이 미운오리새끼에서 출판되었다.

생선 가게 단골 고양이 '캡틴'은 한씨 수산이라는 가게에서 생선을 얻어먹는다. 그런 캡틴에게 생선 가게 아저씨는 흔쾌히 생선을 내어준다.

어느 날, 시장통 가전제품 가게에 진열된 텔레비전에서 전국이 맑은 가운데 한때 생선비가 쏟아질 거라는 일기 예보가 흘러나온다. 캡틴은 코를 벌름거리며 멀리서 생선 비늘 모양 구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일기예보를 들은 생선 가게 아저씨는 하늘에서 꽁치 비가 내리면 자신의 가게는 망할 거라며 캡틴에게 푸념한다. 캡틴은 매일 생선을 얻어먹었던 생선 가게 사장님을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궁리 끝에 캡틴은 마을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고양이들을 소집한다. 알고 보니 캡틴은 마을에서 유명한 갯버들 도적단의 우두머리였다. 마침 배도 고팠는데 캡틴과 도적단 고양이들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꽁치가 내리기를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었다. 생선 비늘 모양 먹구름이 다가오자 하늘에서는 수많은 꽁치와 고등어가 비처럼 쏟아져 내렸고 고양이들은 맛있게 먹었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캡틴도 굴뚝에 앉아서 입을 크게 쫙 벌리더니 하늘에서 쏟아진 수많은 꽁치 진공 흡입기처럼 캡틴의 입으로 쏙 빨려 들어갔다.

괜히 캡틴이 아니었다. 먹는 게 남다른 캡틴!

이 장면을 보더니 아이는 키득키득 웃는다.

이거 뭐야! 너무 재미있잖아!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읽었던 책을 또 읽는다. 그런 아이를 보며 대상 그림책은 다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남은 생선들은 생선가게 아저씨에게 가져다주었다. 덕분에 아저씨는 장사를 계속할 수 있게 되었다. 꽁치를 실컷 먹은 캡틴은 포동포동 더 귀엽고 후덕한 고양이가 되었다. 꽁치를 너무 많이 먹은 탓이지 이제 생선이 질린다며 채소 가게에서 배추를 훔쳐야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며 이야기는 끝이 나는데 다음 편도 나오길 내심 기대해 본다.

내 기억 속에 은혜를 갚고 죽은 동물 이야기는 많지만, 이야기의 시작과 끝에서 주인공이 살아있으면서 서로 좋은 관계를 맺으며 유쾌하게 끝나는 동물 이야기는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이 이야기는 고양이 캡틴도 잘 살고, 생선가게 아저씨도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줘서 이야기 읽는 이를 즐겁게 한다. 베푸는 아저씨와 은혜 갚은 고양이를 보며 한낱 동물에 불과하지만 고마움을 받은 상대를 잊지 않기 위한 고양이의 노력이 대견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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