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시집 컬러 일러스트
김소월 지음 / 북카라반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줍게 고개 내민 봄이 아련히 멀어져 간다. 곧 여름이 도착하겠지.

그 시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김소월 시집을 음미해 본다. 김소월의 시를 입으로 씹어도 보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머릿속으로 상상해 본다.

1902년 평안북도 구성군에서 태어난 그는 1934년 12월 세상을 떠났다. 사업 실패와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한다. 주옥같은 시를 남겨두고 일찍 떠난 그가 애석하기 짝이 없다. 본명은 김정식이며, 소월은 '흰 달'이라는 뜻의 호다.

그의 작품에서도 달은 자주 등장한다. 달을 사랑한 시인임을 책 몇 장만 넘겨봐도 알 수 있다.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의 작품에서의 달은 자연 현상의 일부인 순수한 달이며, 사무치게 그리는 사랑의 대상이기도 하고, 자신의 고달픈 상황을 담은 대상으로도 표현되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 달은 뮤즈인가 보다.

김소월의 시집 전체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슬프고, 서정적이며, 소망하며 갈망한다.

'엄마야 누나야'는 노래로도 유명한 시이다. '진달래꽃' 역시 마찬가지다. 이처럼 그의 시는 단순 문학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넘어 노래로도 확장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운율과 단어의 적확성, 작품에서 느껴지는 사랑, 그리움이 잘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의 시를 음미하다 보면 예나 지금이나 뷰 좋은 곳은 갈망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 이토록 내 집 마련하기는 줄곧 어려운 과제이며 고단한 목표인 것 같다. 집도 없고 밭에 땅 가는 도구도 없고, 먹고살기가 어려워도 너무 어렵다. 그에게 있어 삶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어려운 시대에 든든한 내 편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사랑하는 이가 먼저 떠나버린 것일까? 작품 곳곳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무척 그리는 마음이 여기저기 나타난다. 설상가상, 힘든 마음은 더 힘들고 누구에게 위로받을 수 있었을까? 어쩌면 외롭고 힘든 마음을 이렇게 시로 승화한 것일까? 작가 김소월의 삶에 대한 정서가 시집 한 권에 다 녹아있다. 예쁜 일러스트 그림과 함께 그의 작품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그 시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부디 그의 사후 인생이 즐겁고 행복하기만을 시집을 통해 빌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