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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산고양이가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26
도이 카야 지음, 기쿠치 치키 그림, 황진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3월
평점 :
고양이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이다.
[옛날 옛날에 산고양이가] 이 책은 일본 대표 그림책 작가 도이 카야님이 글을 쓰고, BIB 황금사과상 수상 작가 기쿠치 치키님이 그림을 그렸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알록달록 선명한 색상과 드넓은 자연에서 풍요로움을 즐기는 고양이의 삶을 풀어낸 이야기이다. 풍요로운 그 삶을 아이와 함께 들여다본다.
깊은 산속 홀로 사는 고양이, 산에 살아서 산고양이인가 보다. 일본에는 유기묘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산에도 고양이가 살다니 조금 재미있으면서도 슬플 것 같은 상상이다. 아무튼 그런 상상을 뒤로하고 산에 사는 검은 고양이는 숲에서 먹이를 얻는다. 이를테면 고양이가 좋아하는 쥐 뭐 이런 것들 말이다. 고양이가 쥐를 좋아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쥐를 잡아먹는다는 내용이 나오니 아이가 "힝, 쥐가 불쌍해서 어떡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인형이 쥐인형인데" 라며 말하는 아이를 보며 인형과 실제 쥐는 많이 다르다고 애써 둘러댄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넘긴 책 속에는 고양이와 자연의 얽히고설킨 "은혜"와 "연대"의 감정이 곳곳에 묻어난다. 먹이를 제공해 주는 자연에 고양이는 노래와 춤으로 보답한다.
산속 생활에 조금 지루해서일까 고양이는 다른 세상이 궁금해져서 마을에 내려가 보기로 한다.
마을로 내려가는 길, 눈처럼 하얀 민들레 꽃씨가 고양이의 몸에 잔뜩 붙어 있는 것을 보고 고양이는 민들레 꽃씨가 다음 봄에도 예쁘게 피어나길 빌며 꽃씨를 하나하나 정성스레 흙 위에 떼어 놓는다. 가지런히 꽃씨를 놓는 고양이가 너무나 사랑스러운지 옆에서 아이는 귀엽다며 고양이 그림을 어루만져 준다. 반나절 정도 걸었을까?, 고양이의 눈앞에 하얀 아기 고양이가 쓰러져 있다. 너무 안타까웠던지 산고양이는 마을로 내려가려던 마음을 접고, 아기 고양이를 보살피기로 한다.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핀 아기 고양이는 건강하고 씩씩하게 회복해 나갔고 두 고양이는 자연 속에서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간다.
어느덧, 계절은 봄! 하얀 아기 고양이는 노란 고양이로 변하더니 산고양이에게 반전 고백을 한다.
사실 난 네가 구해준 민들레 꽃씨들의 형제라며, 네가 마을로 내려가던 날 산신령이 널 보호하기 위해 날 보냈다고 고백한다.
민들레 꽃씨와 같이 작은 생명을 소중히 여길 줄 알고, 노래와 춤으로 언제나 산에 사는 친구들을 기쁘게 해주는 다정한 친구 산고양이!
노란 고양이는 산고양이에게 나는 민들레로 돌아가지만 매년 너를 만나러 오겠다고 약속하며 한 송이 민들레가 된다.
산고양이의 꿈이었을까?, 환상이었을까? 정신을 차린 산고양이의 주변에는 노란 민들레가 가득 피어있었다. 산고양이에게 자연의 풍요는 선물과 같은 존재였을까, 그 덕분에 산고양이는 외롭지 않았고, 지금도 자연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노래하고 춤추며 살고 있다고 한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