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순한 언어가 아름답다 - 고종석의 언어학 강의
고종석 지음 / 로고폴리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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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류 문명과 진화의 기본적 요건은 섞임과 스밈이다. 혼합과 혼종과 혼혈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우리 본래의 것들은 더욱 살찌고 풍요로워진다. 이 책 전체를 통해 고종석은 여러 언어의 변화 과정을 통해 이를 증명한다. 순수에 대한 고집은 억압과 배타를 낳을 수밖에 없다. ‘순수’ 속에 아름다움이 있다는 생각은 전혀 아름답지 않다. 아름다움은 섞임과 스밈 속에, 불순함 속에 있다.

우리는 모두 감염된 존재,
순수에 대한 환상과 집착을 버리자


한국의 언어민족주의자들은 한자어를 다 싫어하지만 그중에서 일본식 한자어를 싫어하고, 특히 ‘대매출’ 같은, 일본에서 훈독한 단어가 한자어를 통해 수입된 말은 한국어가 아니라고 다 내쫓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이미 일본식 한자어는 우리말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한국어가 걸어온 역사를 무시하고, 실제 우리 삶에서 쓰이는 언어의 활용을 무시한 채 순수 한국어라는 편협한 이상을 추구하는 것은 살아 움직이는 언어의 생명력을 부정하는 처사다. 지금의 한국어는 중국어나 몽고어, 일본과 서양의 수많은 어휘들이 스며들어 이루어진 언어다. 이러한 외래 어휘들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한국인들은 지금과 같은 쓸 만한 언어를 지니지 못했을 것이다. ‘순수한 한국어’만으로 이뤄진 언어 체계는 흉측하기 짝이 없는 전체주의의 언어일 것이다. 한국어의 순도를 높이겠다는 순수주의자들의 열망이 어떤 태도와 맞닿아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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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항상 언어의 변화를 경계해왔다. 이것은 번역어체이고, 올바른 표현법이 아니고, 등등.. 하지만 그것 또한 우리 언어란 말일까. 현재 내가 쓰고 있는 언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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