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아이
조영지 지음 / 키위북스(어린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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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매일 "너는 소중한 존재야", "세상 유일한 너를 사랑해" 라는 메세지를 주려고 노력하지만 사실 아이 스스로 그 메세지의 의미를 깨닫기는 아직 힘들거라는 걸 잘 알고 있어요.


그래도 제가 끊임없이 준 이 메세지들이 아이의 마음 뿌리를 든든하게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이번에 키위북스에서 새로 나온 감자아이 책은 이런 제 마음을 스토리로 잔잔하게 풀어낸 책이더라고요.


그래서 자아발견 유아그림책으로 추천해보고 싶었어요.



감자아이는 깜깜한 흙 속에서 자라다가, 수확의 순간 햇빛을 처음 보게 돼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수확된 감자들은 햇빛을 보지 못하도록 감싸진 채 창고에 보관되는데요.



감자아이는 햇빛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잠깐은 괜찮을거야 하고 햇빛을 보러 도망나온답니다.


그러다가 그만 싹이 자라나고 말아요.



드디어 갑갑했던 창고에서 벗어나는 감자들.


우르르 쏟아지길래 봤더니 불량 감자들이 골라내지고 있었어요.


싹이 난 감자는 불량 감자로 처리된다는 말에 감자아이는 힘을 다해 도망칩니다.



그리고 상처가 난 감자를 만나게 돼요.


불량 감자는 잡히면 끝이야, 라는 그 감자의 말에 함께 도망을 치기로 합니다.


불량 감자는 잡히면 끝이라는 말이 어떤 삶의 기준점에서 벗어나면 안된다는 냉혹한 현실의 말로 들려서 씁쓸하고 슬펐어요.


동화는 어른들이 더 그 여운을 깊게 느낀다고 하죠.



그렇게 불량 감자들의 여행이 시작됩니다.



그렇게 돼지우리에 갔다가 그만 감자들을 먹으려는 돼지를 만나요.


그리고 그곳에서 붉은 돼지라는, 농장의 삶에서 벗어나려고 도망친 한 돼지의 이야기를 전해들어요.


틀에 박힌 궤도에서 벗어난 삶, 그 삶을 먼저 선택한 존재가 있었던거에요.



그런데 불량 감자를 추적하는 감자들이 나타나는데요.



감자아이와 상처 입은 감자는 과연 추적을 피하고 자유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책을 읽으면서 아이와 함께 감자아이를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마지막에 감자아이는 꽃을 피울거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책은 끝나요.


사이사이에 일어나는 사건들은 책으로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결말이 너무나 여운이 남는 것은, 아마도 이 책을 함께 읽는 아이가 세상의 잣대에 흔들려 본인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기 때문일거에요.


아마도 아이는 감자아이를 응원하면서 책을 봤을 수 있겠지만, 저는 제 옆에 나란히 누운 아이의 자존감이 튼튼하고 뿌리깊기를, 그래서 흔들림없이 자신의 길을 가기를 응원하며 책을 보게 되었답니다.


아이에게 어떤 의미를 하나하나 짚으면서 읽어주기 보다는, 그저 아이의 삶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는 것만으로 충분히 따뜻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아이가 조금 더 크면 다른 시선으로 함께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책장에 고이고이 두고 오래 함께 보고 싶은 책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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