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억 인구 먹여 살리기 - 인구 성장과 식량 증산
로이드 에반스 지음, 성락춘 옮김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축산인에게 있어서 2008년은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였다.

원유가격의 인상과 세계곡물생산량마저 흉작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곡물가격으로 인해 생산비가 배 이상 오르는 기현상을 낳았고, 곡물을 원료로 한 밀가루, 식용유, 각종곡물가루, 설탕 등 생필품들도 그 오름새를 더 해만가 서민들의 깊은 주름살을 더 깊게 만들곤 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먹거리란 숨 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며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간 혹 먹거리로 장난을 치는 기업이나 사람을 보면 그 배신감이 다른 것보다 더 커지는 것을 아마도 많이 느꼈을 것이다.

인류의 발전은 먹거리 즉 식량과 함께 발전해 왔고 앞으로도 식량과 함께 변화의 길을 걷게 될 것은 자명하다. 2007년 현재 세계인구는 66억7천만에 달하고 있는데 그중 9억 6천 3백만 명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고, 그중 2/3가 아시아 개발도상국에 속해 있으며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지역의 1/3의 인구가 기아에 노출되어 있다. 최첨단을 걷는 과학의 발달과 계속된 연구로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기아라는 것이 과연 피부로 느껴질 것인가?

년간 음식물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이 수 조원을 웃돌고 무얼 먹을까? 마실까? 고민하는 이때에 정말 식량이라는 것이 무기가 되어 우리의 목을 조르는 일이 과연 벌어질까?

WTO, 우루과이라운드, FTA까지 우리를 압박하고 있는데 세인들의 말대로 자동차 한 대 팔아서 쌀사먹으면 되지 않느냐? 는 말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작년 세계 곡물가격 조금 올랐다 고 밥상에 비상이 걸렸다고 떠들어 대 놓고서도 과연 자동차 팔아서 쌀사먹으면 된다는 말이 그렇게 쉽게 나올 수 있을른지....

“백억 인구 먹여 살리기”라는 책을 통해 인류가 먹거리와 함께 발전해 온 모습들을 살펴보고 앞으로 도래될 백억 인수 시대의 식량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인류는 시작은 알 수 없으나 고고학적으로 발견된 인류는 몇 가지의 결정적 계기로 발전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계속적으로 발전해 가는 것이 아니라 계단식으로 조금 발전하면 그것이 한동안 유지되다가 어떤 결정적인 요인이 되어 한 계단 올라가는 그런 발전의 모습을 보이는데 불의 발견, 농사와 도구의 발견, 산업혁명, 과학의 등장 등이 이전 농업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요인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수렵과 채집으로 먹거리를 충당한 인류에게 불이라는 것은 정착생활을 하게하고, 날 음식보다 더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하며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어 인구 증가에 큰 계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류는 생활의 안정화로 인구가 늘게 되는데 그로 인해 생활 터전이 넓어지게 되고 식량도 더 많이 필요로 하게 되는 데 자연적으로 구하던 곡식을 씨앗을 심어 농사를 지음으로써 먹거리를 찾아 이동해야 하는 일이 없어지게 되고, 농사를 통해 정착생활을 하게 됨으로 더 많은 인구의 증가를 가져오게 되며 이러한 인구의 증가는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의 이동과 더 많은 식량을 구하기 위한 농경지 확보가 절실히 요구되게 되었다. 그로인해 인류의 이동이 시작되고 새로운 부족과의 교류를 통해 종자의 교환이나 흐름으로 새로운 식량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농사를 발전시킨 또 하나의 쾌거는 도구의 사용이 아닐까? 한다.

손에 의존하던 농사에 돌도끼나 돌보습, 더 발전하여 청동기 시대, 철기시대를 거쳐 만들어진 도구는 기존의 농경지에서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게 되었다.

이러한 농사는 주로 큰 강 유역을 중심으로 발달하게 되는데 비교적 기후가 온화하고 평지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발달되어 주변으로 번져 나갔고,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더 많은 식량을 필요로 했기에 농경지 확보를 위해 전쟁이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곡물을 비롯한 근채류나 과일류까지 전세계로 전파되게 되었으며, 이 땅에서 농사에 실패한 작물이라도 다른 지역에서는 성공하는 경우도 발생되었다.

도구의 사용으로 농사가 출발하게 되었다면 산업혁명을 거쳐 농업과 과학의 만남은 달리는 농업에 터보엔진을 달아준 것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도구를 사용하여 생산량이 늘고 산업화로 인해 기계를 사용함으로 최소 노동력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었으나 경작지를 늘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는데, 이 한계에 대한 도전이 농업의 과학화라 할 수 있겠다.

인구가 20억을 넘어서며 농업은 비료의 사용, 화학적 방제, 작물의 개량등으로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늘려가며 더 이상 식량문제는 인류의 문제가 아니라는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인구증가의 속도또한 점점 빨라져서 10억 인구에서 20억까지 한 세기가 걸렸고, 20억에서 30억이 되기까지는 33년, 그러나 40억이 되기까지는 고작 15년이 걸리게 되었고 농업역시 획기적인 발상으로 그 수량을 더해가면서 더 많은 인구가 증가하더라도 충분히 먹여 살릴 수 있으리라는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인류의 오랜 숙제인 기아에 대해서는 완전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

40억 인구의 대다수가 거주하던 개발도상국의 급속한 인구증가와 지지부진한 식량 증가 사이의 극명한 차이가 있었다. 선진국들은 수량이 늘어난 곡물들의 가격 하락으로 인해 그 수요를 감산하기 시작했으며 농지를 줄이기 시작했다. 더불어 가속되는 산업화와 경제발달 등으로 농지를 산업지로 내어 주는 등 자연적인 농경지의 감소도 곡물생산의 장애가 되었다. 인구증가의 속도만큼 식량증가는 이루어 지지 않았으며 식량의 풍요 속에서도 결코 풍요로울 수 없는 절대적 기아를 계속 양산해 가는 일을 반복하게 되었다.

인구가 50억을 넘어서면서 농업의 집약화를 이루어 단위면적당 더 많은 양을 수확하게 되었지만 또 다른 문제점들이 대두되게 되었다. 산업화로 인한 환경문제로 기온이 올라가고 계속되는 살충제의 살포로 내성이 생긴 곤충들이 생겨나고 과방목과 산림벌채는 세계토양퇴화의 원인이 되었다. 더불어 육류의 섭취증가로 가축사육이 늘어나면서 많은 양의 곡물이 사료로 쓰이게 되었는데 육류역시 먹거리의 일종이기 때문에 단순히 식량이 줄어든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많은 곡물소비의 많은 비중을 차지함은 기정사실이다.

이제 세계는 백억을 향해 가고 있다.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까지 절대적 빈곤과 이로 인한 기아는 인류가 풀어 가야 할 중요한 숙제가 되었다.

더불어 풍요로움 속에서도 불안감이 더해 가는 건 먹거리의 오염이 점점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책머리에 저자는

‘농업의 발전이 어떻게 세계 인구성장과 과정을 일구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세계인구성장과정에 의해 농업의 발전이 일구어 졌는지 이해하는 것’ 이 이 책의 목적이라 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농업발전의 역사보다는 앞으로의 농업이 어떻게 하면 경쟁력을 갖추어 고도로 발달한 산업사회에서 살아남는가에 자꾸만 관심이 가는 건 아마도 나 자신이 농업과 관련이 깊은 축산업에 종사하기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불어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산업화의 잔재속에서 농업과 1차 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불안과 의문이 생기는 건 점점 농업분야가 많은 부분에서 소외 시 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식량이 단순히 먹거리로서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식량을 놓고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얼마나 이성을 지키며 양심껏 분배를 할 수 있을지 이 것 또한 인류의 커다란 숙제일 것이다.

우리 농민들은 농업을 지키기 위하여 많은 투쟁과 피를 흘려서 지금껏 지켜왔다.

단순히 먹거리로서가 아니라 우리가 마지막까지 지켜야할 자존심이며 생명의 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분명 과학은 지금보다 더 발전할 것이고 우리가 상상치도 못한 기발한 그 무언가가 대량의 식량을 생산해 낼 수 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건 분배다.

농업을 정치적, 경제적 관점에 놓지 않고 오로지 인류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물, 공기 같은 존재로 여겼으면 한다. 그렇지 않는 한

인류의 기아문제는 풀지 못하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고 돌아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 분명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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