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커처 창비청소년문학 140
단요 지음 / 창비 / 202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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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서평입니다.

청소년 소설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은 예상을 못했다. 책을 집은 상태로 160페이지를 단숨에 완독했는데 몰입도가 상당했다. 작가의 인물을 구축하는 방식이 색다르고 소설 속 묘사가 구체적이어서 소설 속으로 빠져든거 같다. 특히 김주현에 대해서 입체적으로 알 수 있었는데 책을 다 읽고나면 어떤 카테고리에도 소속되지 않는 김주현이라는 인물이 왜 필요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다문화 소설이다. 주인공 김주현은 어머니가 스리랑카인이고 아버지가 한국인 혼혈인이다. 주인공 김주현은 스리랑카에는 가보지 않았지만 피부색은 한국인과 달라 차별 받는다. 테러리스트, 외노자로 불리는건 일상다반사이고 김주현은 한국인인데 "너희 나라로 돌아가" 라는 모순적인 혐오 표현을 들어야한다. 특히 동남아 출신도 아닌 김주현에게 '동남아'라고 뭉뚱그려 표현하여 존재를 축소시켜 버린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명칭을 정확히 알아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언가를 물어보기 전에 그 사람의 문화적 맥락을 읽어야 타인에게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교육 소설이다. 지금 2025년도의 교육에 대해서 상세히 묘사하는데 대치동학원, 의대 쏠림 현상, 고등학교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수행평가 채점 기준, 고2 과목수요조사, 입학사정관, 공동교육과정 등 이 책에는 실제 교육 현장에 있어 본 사람만이 집필할 수 있는 디테일로 가득하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수능 해킹]이라는 고등학교 교육 입시 문제를 다룬 르포를 공저하셨다. 이 책을 집필하기 전 치밀한 취재 과정이 있었기에, 밀도 있는 교육문제 들을 캐릭터의 상황에 녹여 서사를 진행시킬 수 있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생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소재들로 가득하다. 교육에 관심이 있는 학부모가 읽어도 한국의 교육 문제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저는 직업이 중학교 교사인데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이 책은 청소년 소설이다. 이 책을 이끌어가는 주된 서사는 고등학교 2학년 김주현과 이승윤의 관계이다. 관계에서 작가가 중요하게 바라본 관점은 관계 속에서 위계관계가 생긴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는 김주현의 신체적 조건이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이승윤의 사회적 배경이 위계관계를 만드는데 위계관계가 어떻게 폭력을 만드는지를 작가가 잘 형상화 했다. 특히 남자들이 주로 하는 게임인 '롤'에서 이승윤은 탑, 김주현은 정글로 포지션을 배치한 선택은 정말 흥미로웠다. 탑은 도움을 받고 자기 멋대로 하고 정글은 노예처럼 피 땀 흘려 일해 탑을 서포트해야하는 게임적 상황이 지금 한국 사회에서 차별 받는 많은 사람들의 상황과 겹쳐보였다.

캐리커처는 대상을 조롱하거나 풍자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그림이다. 하지만 김주현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아무 이유없이 캐리커처에 갇혀 조롱당하고 있다. 특히 한국 사회는 다문화 출신 김주현을 조각내어 판단하여 캐리커처에 갇히게 만들어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게 한다. 조각으로만 보여지기를 강요받는 사회에서 어떻게 김주현은 정체성을 찾고 회복할 수 있을까? 나에게로 질문을 전환하면 나도 다른 사람들을 은연중에 조각내어 조롱하고 있는 상황이 없지는 않을까?

나는 [캐리커처]를 읽고 책 속에 자주 등장하는 스리랑카 소설 [말리와 일곱개의 달]을 읽어 보려고 한다. 김주현은 이 책의 어떤 부분에서 영향을 받아 세계 역사와 세계 지리를 연구하려는 꿈을 가지게 되었을까? 김주현의 미래를 향한 발걸음이 가벼워질 수 있기를 간절히 응원한다!!

아래는 단요 작가님 손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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