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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덮밥 - 소박하게 차려서 부족함 없이 먹는다 ㅣ 소장하고 싶은 요리책
요리잡지 수퍼레시피 지음 / 레시피팩토리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워킹맘에게 요리는....'이상'이고 '꿈'이다.
꽤 괜찮은 한 끼를 차려내기란 '마음먹고 시도'해야되는 집에서 하는 '업무'같은 존재랄까.
직장에서 완벽하고 깔끔하게 일처리하는 것에 익숙해진만큼 식탁 위 한 끼도 그렇게 꽤나 완벽하고 깔끔하게, 내 마음에 들게 해내고 싶다. 하지만 요리는 직장 업무와 다르다. 일은 입사하면서 배우기 시작해서 17년 넘게 익히고 익혔지만 요리는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다. 결혼하고도 양가 어머니들의 반찬을 지원받아 냉장고에 저장해 둔 것들로 끼니를 해결해왔고 아이가 생기면서는 유기농 마트의 조리된 냉동식품들이 도와주고 있다. 맛있게 먹는건 누구보다 잘하는데 맛있게 요리하는건 정말 안된다.
그래서 가끔씩 요리를 '해봐야겠다' 마음 먹는 날엔 요리잡지 '수퍼레시피(수피)'를 뒤적인다. 영원한 요리 초보인 나에게도 따라하기 쉬운 레시피가 많다. 특히 수피의 소불고기는 남편도 아이들도 인정하는 요리다. 월간 수피를 편찬하는 레시피팩토리에서 또 다시 대박스런 레시피를 공개했다. <소박한 덮밥>.
이미 갖고있는 <소박한 파스타>와 쌍둥이 책 같은 느낌. 하지만 파스타의 이미지와는 반대로 소박한 덮밥은 지극히 동양적이다.(아줌마인 나의 취향을 명중시킨다.)
소박한 덮밥 책이 나에게 오자마자 편안한 에세이 마냥 손에 들고 소파에 기댔다. 레시피팩토리의 요리책은 사진만 봐도 즐거운 책임을 이미 알고 있으니깐.
색색이 재료들이 어우러져 단아하고 정갈한 한끼 덮밥이 되는 과정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눈으로 먼저 익혀보았다. 늘상 오늘저녁엔 뭘해먹지? 고민하는 내게 덮밥은 참으로 와닿는 아이템이다. 그것도 후라이팬 하나로 조리한다니!! 플레이팅도 이미 갖고있는 그릇을 이용한다. 하지만 책에서 소개해주는 팁을 활용하면 아주 그럴싸한 멋진 식탁이 된다.
아, 이렇게 감동적일수가.
요리책이 이렇게 감성을 푹푹 쑤셔도 되는건가, 반칙----!
그리고
책은 참으로 따스하게도 친정엄마처럼 세심하게 '소박한 요리 이야기'와 '소박한 아이디어'라는 작은 코너를 활용해서 요리하는 딸들을 다독여 주고 있다. "딸아, 이렇게하면 더 낫단다. 이럴땐 이렇게 해봐, 어때? 실패안하겠지?" 하고.
잠시 친정엄마의 요리와 그 냄새를 떠올려본다.
책을 읽으면서(나는 실제로 여느 글책처럼 요리책을 읽는다. 요리할 때는 레시피로 참고하지만) 지난 여름에 우연히 보았던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오버랩 되었다. 한 끼 정성스레 차려먹던 주인공처럼, 간소하지만 한 그릇에 온전함이 묻어있는 덮밥을 차려내는 내 모습을 그려본다.
소박하게 차려서 부족함 없이 먹는 정성스런 한 끼. 이젠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소박한 덮밥을 직접 만들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