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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숙제처럼 펼쳐 든 소설책.
산도르 마라이를 한 번 읽어 보고 싶었다.
치밀한 묘사, 나무랄 데 없는 문장력, 작품 전체가 시적이다.
그렇지만 결코 유쾌하달 수는 없는...
카뮈의 "이방인", 샤르트르의 "구토"와 같은 실존주의 문학이라고 한다.
이방인의 뫼르소가 태양이 눈이 부시다는 이유로 총을 쏜 거와 같이
아슈케나시는 호텔의 낯선 여인이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한다는 이유로 살해한다.
단정한 부인과 어린 딸, 교수라는 사회적 지위를 갖춘 40대 남성의 행적은
어이 없으면서도 그의 독백이나 상실감을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삶의 비밀, 진정한 만족을 찾으려 방황하는 모습들.
그의 괴이한 행동이 무서운 게 아니라, 그의 고민과 불안을,
나도 같이 느끼고 있다는 게 무섭다.
무언가를 읽어버린 느낌, 갑자기 알던 언어가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를 때,
정신병자를 이해할 때, 개인적인 일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 소문의 메카니즘,
사소한 일들의 번거로움...
(찝찝한 열차 화장실에서의 손씻기, 면도하기, 매니큐어 지우기 등)
난해하나 의미 있다.
산도르 마라이의 "열정", "유언" 도 읽고 싶다.
in books
프랑스의 철하자 앙리 루이 베르그송에게 시간은 시계나 달력에 따라 구분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시간을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끊임없이 상호 넘나들며 영원히 지속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p-35
칸트는 람페를 잊어야 한다고 칠판에 분필로 크게 썼다. 그러고는 날마다 한 시간 동안 칠판을 바라보았다.
"람페는 잊혀져야 한다."
아슈케나시는 여행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여행을 하고 연구에 열중하고 일에 파묻히고 분위기를 바꾸고 기분전환을 하고 사람들은 만나는 것은 모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아.
방법들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어. 일반적인 치유책은 존재하지 않아. 죽는 것도 개인적인 일이지 않은가.
인간은 누구나 입증된 방법들을 무시하고서 제 나름으로 죽기 마련이야. p-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