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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城) - 김화영 예술기행 ㅣ 김화영 문학선 4
김화영 지음 / 문학동네 / 2002년 4월
평점 :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을 번역했던가.
그 책을 읽고 이 분이 쓴 산문집을 한번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번역을 진짜 잘하는 사람은 우리말을 이쁘게 구사하는 사람이니까.
프랑스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던 30여년전의 이야기로부터
비교적 가까운 시기의 여행까지...
문학과 고성을 테마로 한 기행문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고택과 궁궐 여행 정도?
프루스트, 플로베르, 발자크, 빅토르 위고, 레마르크 등
문학 작품을 깊이 아는 사람의 이야기에는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깊은 향기가 있다.
초등학교 때 뜻도 모르고 읽었던
노트르담의 꼽추, 개선문 다시 읽어 봐야지...
미술관 테마 여행을 꿈꿨는데
문학 테마 기행도 멋질 듯.
그렇지만 마지막 분량의 인도, 아프리카 여행기는
사족에 가까운 듯.
전체 책의 느낌과 멀어지면서...
in book
지금은 정오, 대낮 자체도 균형에 이른다.
의식을 다 치르고 나면 나그네는 해방이라는 상을 받는다.
그가 벼랑에서 주워드는 수선화처럼
보송보송하고 따뜻한 작은 조약돌 하나가 그것이다.
- 알베르 카뮈 '아리아드네의 돌'
오 시간이여! 그대의 비상을 멈추어라. 그리고 그대.
순조로운 시절이여! 그대의 흐름을 멈추어라.
우리들 가장 아름다운 날들의 덧없는 기쁨을 맛보게 해다오...
- 라마르틴느 '호수'
시든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내 그대에게 설명해주리다.
시든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것입니다.
시든다는 것은 초원에서 즐겁게 웃으며 뛰놀다가 마침내 건초더미 속으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 세비녜 부인 '서간집'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은 그렇게 허공으로 추락하여 으스러져버린다.
사랑도 욕망도 번뇌도, 그 깨어져 버리는 사랑스럽고 연약하고 덧없는 생명을 위하여
인간은 수세기에 걸쳐 대사원을 짓는 것이이라.
우리의 사랑도, 우리의 고통도, 우리의 애틋한 그리움도 다 쓸어가 버리는
세월의 저 불가항력적인 파도를 막아 보려는 듯 인간은 방파제처럼 돌로 성벽과 탑을 쌓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