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되는 거야.
 - 카프가 '변신' 저자의 말 중
 
일요일 오전 11시 무릎에 책을 놓고, 고양이는 발치에서 가르릉거리며
제이슨 므라즈의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한다는 작가.
제이슨 므라즈를 찾아 보았다.
음악을 잘 모르니까. 난,
 
이 글을 쓰기 전 제이슨 므라즈의 곡 2개를 배경음악으로 깔아놓고 시작...
자유로운 바람결이 느껴지는 노래군.
이 사람의 공연 보러 감 참 좋겠다. 부산에 온다니...
어제 차를 타고 가다보니 문화회관에 '미스 사이공'도 걸려 있던데...
 
이 책의 주제이자, 법정 스님의 말씀에 따르면
풍부한 소유가 아닌 풍성한 존재가 되어야 하는데
그러러면 좋은 책, 음악, 공연, 여행 등 감성 촉수를 민감하게 만들어주는
여러 활동이 있을진대
가만히 생각해보면 경제적으로 가장 싼 도구는 책이다.
콘서트나 오페라, 여행은 참 비용이 많이 든다.
물론 그런 걸 다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더없이 좋겠지만
현재의 나의 분수로는 책이 가장 알맞다.(조금 슬프군)
 
박웅현이 추천하는 책은 거의 나의 독서목록과 교집합을 이룬다.
아님 읽으려고 찜해둔 책이거나.
 
김훈의 들여다보기, 니코스 카잔차키스, 까뮈, 장 그르니에 이르는 실존주의적 지중해문학
밀란 쿤데라, 톨스토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20살 때 멋으로 샀었는데
문장을 도저히 못 읽겠어서서 덮은 다음엔 읽지를 못하고 있었는데,
어려운 철학적 담론은 뒤로 하더라도 굳이 장르를 구분하자면
아름다운 연애 소설이라니 다시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그리스인 조르바'도...
그리고 문학동네의 세권짜리 '안나 카레니나'는 사서 봐야지.
(민음사에 비해 책이 이쁘다)
 
책에 대한 긍정적 편견이 세상엔 만연해 있다는 데 공감한다.
문장이 단단하고, 영혼에 울림을 주는 책을 읽어야 한다.
읽을거리가 마땅치 않으면 언제나 고전을 택한다는 말도...
창의력과 통찰의 답은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영원히 빛나는 고전에 있다.
 
논술이든 아이들 학교 공부든
좋은 책을 꾸준히 읽으면 힘들이지 않아도 그 길에 가닿게 된다.
 
난 언제나 그렇게 믿는 사람이다.
 
한동안 시은이 책 읽어주길 게을리했는데
며칠전부터 단단히 맘 먹고 시은이에게 매일 두권씩 읽어주고 있다.
이제 길이가 제법 긴 명작책도 얌전히 잘 따라 와준다.
학교 가기까지 2년 정도 남았는데 엄마가 읽어주는 그 책들이
시은이의 삶, 학습, 정서 모든 걸 지탱해 주는 힘이 될 걸 믿는다.
 
in book
 
이 노래는 말을 걸 수 없는 자연을 향해 기어이 말을 걸어야 하는 인간의 슬픔과 그리움의 노래로 나는 들린다.
 
꽃잎 쏟아지는 벚나무 아래서 문명사는 엄숙할 리 없었다.
  - 김훈
 
저 서운산의 연둣빛 좀 보아라
이런 날 무슨 사랑이겠는가
이런 날 무슨 미움이겠는가
 
내려갈때 보았네
올라갈때 보지 못한
그 꽃
 - 고은
 
보고 만질 수 없는 '사랑'을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게 하고 싶은
외로움이, 사람의 몸을 만들어낸 것인지도 모른다.
 - 최인훈
 
시이불견 청이불문
시청은 흘려보고 듣는 것이고 견문은 깊이 보고 듣는 거죠.
비발디의 '사계'를 들으면서 그저 지겹다고 하는 것은 시청을 하는 것이고요,
사계의 한 대목에서 소름이 돋는 건 견문이 된 거죠.
'모나리자'앞에서 얼른 사진 찍고 가자는 시청이 된 거고요,
휘슬러 '화가의 어머니'에 얼어붙은 건 견문을 한 거죠.
어떻게 하면 흘려보지 않고 제대로 볼 수 있는가가
저에게는 풍요로운 삶이냐 아니냐를 나누는 겁니다.
존 러스킨은 '당신이 보고 난 것을 말로 다 표현해 보라' 라고 했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의 주장을 빌리면, 타인들이 우리를 이해하는 폭이 우리 세계의 폭이 된다.
우리는 상대가 인식하는 범위 안에서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이 우리의 농담을 이해하면 우린 재미난 사람이 되고
그들의 지성에 의해 우리는 지성 있는 사람이 된다.
 
그 책은 그 자신만의 발달된 감수성으로 우리를 예민하게 하고
우리의 숨겨진 촉각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
 - 알랭드보통
 
무슨 까닭에서인지도 알 수 없는 어떤 감미로운 기쁨이 분리되어 나와서 나를 엄습했다.
그것은 마치 사랑이 그렇게 하듯, 인생의 우여곡절들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삶의 재난들을 무해하게 하고 그 덧없음을 착각인 것처럼 만들어주면서
내 속을 귀중한 실체로 가득 채워 주었다.
 
여행지에서 그렇게 만났다가 그렇게 떠나 보낸 사람들은 우리에게 말해준다.
우리 일생이 한갓 여행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행길에서 우리는 이별 연습을 한다.
삶은 이별의 연습이다.
세상에서 마지막 보게 될 얼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한 떨기 빛.
여행은 우리의 삶이 그리움인 것을 가르쳐 준다.
- 김화영
 
겉에 보이는 세상의 모습은 아름답지만 그것은 허물어지게 마련이니
그 아름다움을 절망적으로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그 모방 불가능한 언어로 말해 줄 필요가 있었다
- 까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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