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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일요일들
은희경 지음 / 달 / 2011년 7월
평점 :
'새의 선물'은 특별한 임팩트를 가진 책이었다.
대학 때 읽고 군복무중이었던 동기에게 선물해줬더니 그 아이도 책 때문이었는지,
아님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 때문이었는지, 무척 인상 깊어했다.
책을 읽고 내게 편지를 보냈었다.
(그 편지는 친정에 있다. 엄마가 울 신랑 보면 안된다고 자청해서 숨겼다. 사실 그럴 일도 아니었는데.)
하여 내게 은희경은 스무살의 설익음을 떠올리게 하는 작가다.
이 책은 '소년을 위로해줘' 일일연재 당시 소설 집필과 함께 일기처럼, 편지처럼 쓴 글을 모은
은희경의 첫 산문집이다.
소설에 딸린 별책부록이랄까.
힙합을 좋아하고 잔소리성 캠페인을 싫어하는 발랄함
소설 쓸 때 괜히 냉장고, 서랍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부산한 창작의 고통
트위터의 아날로그...
집필실을 옮겨 다니며, 여행인 듯 일상인 듯,
글을 쓰는 걸 업으로 삼은 이의 삶이 '있어 보인다', '아주 그럴듯하다'
in book
내가 소설의 언어에서 원하는 것은 두 가지이다.
정확성, 그리고 의외성이다.
정확하지만 낯선 언어, 그것들로 빽빽해져 있는 소설?
그다지 잘 읽힐 것 같진 않지만 어쨌든.
아닐지도 모른다. 이곳(트위터)에서의 고독은 해소되는 게 아니다.
서로의 고독끼리 다정해져 고독한 채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게 해준다.
너도 나처럼 고독한 존재라는 걸 깨닫는 것이 고독의 본질이고,
나는 그것을 소설로 써보고 싶어했을 것 같다. 지금처럼.
알고 있는지. 나의 모든 것은 거짓이다.
진실하지 않은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을 깨달은 뒤부터.
네가 나를 바꾸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너의 노래가 무거운 나의 잠을 깨워 물끄러미 아침을 바라보게 하지만,
이 시간도 흘러가 버린다는 걸 나는 안다.
소설을 쓰는 것은 결국 내 안에 있는 고통과 혼란과 변명과
독대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든 의도를 갖고 행동하는 사람.
그 욕망의 힘을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좀, 진력이 난다.
'어떻게 되고 싶은 것'보다 '그렇게 하고 싶은 것'으로써 친밀해진 그대들이
그리운 토요일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