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메 소세키의 데뷔작.
나로선 두번째 읽는 소세키이니, 그 전에 읽은 민음사의 '그 후'와 비교해보지 않을 수 없다.
같은 작가로구나 싶은 건 치밀한 묘사와 언뜻언뜻 비치는 철학과 문명 비판, 경구...
'그 후'는 주로 '심리'를, 이 책은 '행동'과 '대화'를 아주 세밀하게 표현한다.
묘한 매력쟁이 '나스메 소세키'
'그 후'를 읽을 때도 문장이 쉽게 읽히지 않아 약간의 인내심을 요구했었고
이번에도 5백페이지에 달하는 이름 없는 고양이님의 '변설'이 쉽게 읽히지 않아
역시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희한한 건 즐겁게 읽어지는 문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문장 속에 빨려 들어가 아주 속도감 있게 읽어 내려진다는 것
그리고 결국 책을 덮는 순간에는 마음을 짠하게 울리는 정감이 퍼지는 것
떠들어대고 웃는 인간 군상들도 결국 쓸쓸히 어딘가로 돌아 간다는 것
인간은 고통을 스스로 자초하고 그 안에서 바둑판의 돌처럼 헤맨다는 것
' 태평하게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 속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
' 모든 일은 경험해 봐야 아는 거다 '
허무하고 슬픈 결론이 특히 맘에 든다.
이 책은 '그 후'와 분위기와 이미지가 전혀 대조적이다.
'그 후'는 비오는 날 수반 위의 백합 향기가 퍼지듯 조용하고 우아한 책이고
이 책은 유머와 독선이 난무하는 우화적인 소설이다.
물론 나는 동물을 싫어하기 때문에 백합 향기가 퍼지는 소설이 단연 좋다.
하지만 이 책의 넘치는 언어유희와 유려한 문장에 경의를 표한다.
다음엔 '마음'을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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