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결혼 생활도 괜찮다, 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아무것도 추구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잃지 않는다. 아무것도 무섭지 않다. 불현듯, 물을 안는다는 시아버지의 말이 떠올랐다.
나는 점점 더 무츠키한데 의지하게 될 것이다.
엷은 커피는 뜨겁고, 건포도는 부드럽고 달콤하다. 기름과 설탕맛이 나, 나는 또 울고싶어졌다.
마치 물의 우리처럼, 부드러운데 움직일 수 없다. 무츠키는 내 기분을, 나는 무츠키의 기분을, 이렇듯 또렷하게 알 수 있다. 하네기를 불러낸 일로도, 휴대폰이 울린 일로도, 나는 이미 무츠키를 비난할 수 없다. 눈꺼풀에 느껴지는 무츠키의 손가락, 왜 우리는 이렇게 늘 서로를 궁지에 몰아넣는
것일까.
그날부터 곤은 매일 찾아왔어. 한 일주일 정도 지나 그림은 완성되었는데. 일부러 내 방까지 와서 그렸으니까. 틀림없이 무슨 특별한 그림일 거라고, 어쩌면 나의 초상을 그렸을지도 모른다고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그게 그냥 밤하늘을 그린 그림이잖아. 어둠 속에 수많은 별이 아로새겨져 있는, 그냥 그런 그림이었어. 그 그림을 나한테 주겠다고 하더군. 쇼코가 알 수 있을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 그림이 고통스러운 러브레터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어.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가까이 있었으니까 말이지. 그림 속의 밤하늘은 정말 깊고 맑고 조용했었어. 그리고 그 밤이 시작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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