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양 이념의 구분이 확실했던 80~90년대에 역사를 배웠던 터라 체코, 루마니아, 유고 등 흔히 동유럽으로 분류되는 나라에 대한 정보가 내 머리 속에 거의 없다는 걸 요즈음 느낀다. 그만큼 신비한 매력으로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는 체코 프라하. 몇년 전 전도연이 나온 드라마에서 본 프라하의 예쁜 골목길을 본 이후 프라하에 대한 짝사랑이 시작된 듯하다. 정작 그 지역 사람들은 동유럽이라고 자기네들을 부르는 걸 극히 싫어한단다. 동독, 서독과 같이 동은 사회주의, 서는 자본주의 요렇게 나뉘는 듯하기 때문이란다. 중부유럽... 이 정도로 부르면 된단다. 요네하라 마리는 일본공산당원이던 부의 부임지를 따라 프라하의 소비에트 학교에서 5년간의 소녀 시절을 보낸다. 그 때 사귀었던 리차,아냐,야스나와의 추억, 격변의 유럽사를 거친 그녀들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어느 이념에도 편중되지 않고 결국은 인간을 향하는 그녀의 따뜻함이 유독 빛을 발하는 아름다운 책이며, 자본주의의 나라 일본 태생이나 독특한 개인적 체험을 한 그녀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이다. 오야 소이치 논픽션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