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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
야마다 에이미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마음에 드는 작가 발견
나의 마음을 대신 이야기 해주는...
'풍장의 교실'을 먼저 찾아 읽으려 했는데
대출중이어서 이 책을 먼저 읽다.
제목이 꼭 나의 인생관같다 ㅋㅋ
보기엔 초라하지만
그리고 때로는, 아니 자주
고통스러울 때가 많지만
나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
영원한 철부지 연애...
이런 소박함, 다정함이 좋다.
남자의 사랑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주인공이
나 같아서 불안불안하긴 하지만 ㅎㅎ
작가가 중간중간 인용한 다른 이의 글들은
작가의 글과 반대로 우울하고 무거워
그것 역시 마음에 든다.,
in book
어차피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 말하지 않는다.
남들이 생각하는 듬직함과 내가 원하는 듬직함은 결정적으로 다르다...
가령 내가 하려는 말을 정확하게 알아듣는 사람을 만났을 때,
듬직하다 싶어 눈시울이 뜨끈해진다.
하지만 내가 정녕 외로움을 느끼는 때는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
방글거리며 관계해야 하는 경우이다.
통하는 말이 얼마 안 되는 사람과 가까스로 소통해야 하는 장면에 부딪히면
웬지 모르게 비참해진다.
살살 잠이 온다. 잠을 자는 것도 괜찮다.
이왕 자는 거, 울다 지쳐 자느니 웃다 지쳐 자고 싶다.
나는 더듬더듬 그의 오른손을 찾아 꼭 쥐었다.
그렇게 중얼거리자, 마음이 이내 넉넉해진다.
근심, 없음. 하고 미소를 머금는다.
남은 인생, 이 남자가 아닌 남자는 필요없겠다고 생각했다.
이 남자를 만나기까지 헛걸음을 꽤나 많이 했다.
조금 피곤하지만 깔끔한 이부자리에서 서로를 껴안고 잠들 수 있다는 것.
이 세상에서 가장 소박한 천국을 아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리, 이 이부자리처럼 낡았다.
하지만 둘이 함께라면 솜을 다시 터는 방법을 알 수 있다.
몇 번이든 보송보송한 새 이불을 만들 수 있다.
'우리 앞으로 동반 자살하기 전날의 심경으로 사귀어 보지 않을래?'
진짜다. 황홀하다. 실현될 리 없는 여정인데, 생각만 해도 둘의 세계가 달콤해진다.
나는 직감했다. 이 남자, 아주 좋은 제안을 하는 사람이다. 내게는 득이다.
나는 아무래도 돈 냄새를 풍기는 남자에게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돈이 없어 오히려 홀가분한, 그런 남자에게 마음이 끌린다.
그렇다고 가난뱅이 마니아는 절대 아니다.
돈이 있으면 편리하다는 것쯤은 충분히 알고 있다.
사랑만 있으면 경제력 따위는 어쩌고 하는 시대착오적인 철부지
같은 생각은 꿈에도 없다....
좋아하니까, 날 좋아해 주니까, 사귄다. 그뿐이다. 베리 심플
가슴 속에 강렬한 선망이 끓어 올라 나를 압도했다.
배가 한껏 부르도록 삶을 만끽하고 싶다.
언젠가 죽는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죽기 전까지는 살아있는 것이라는
당연한 사실은 인식한 적이 없다.
빛나는 삶의 실감 따위는 파란만장한 드라마에나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사실은 쌓이고 쌓인 일상의 사소한 일들이
서로 부대끼면서 불을 밝혀 그 사람의 생애를 비추는 것 아닐까.
그리고 그 빛에서 죽음을 확인했을 때
충족된 마음으로 삶에 싫증을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