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마음을 만지다 - 시가 있는 심리치유 에세이
최영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by 최영아, 쌤앤파커스, 2010

 



세월이 지나고 나면 언젠가, 지금의 이별이 축복이었음을 깨닫게 될 때가 반드시 온다

 



유독 상처가 많은 것인가, 깊은 것인가.

치유책을 계속 찾고 있다. 종교를 갈망하는 것처럼...

 



책은 아주 쉬운 문장으로 줄줄 읽힌다.

한 가지 주제만 간략히 담고 있다.

시를 큰 목소리로 낭송하면 아픈 마음이 치료가 된다는...

 



다른 이에겐 모르겠지만 나에겐 이 해법이 정말 효과가 있을 거라는 100% 확신이 든다.

왜 이제껏 몰랐을까 하고 생각될 만큼...

 



맘 속의 응어리는 나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표출될 때 다 녹아 없어진다고 한다.

나는 그 말을 믿을 수 있다. 그럴 것 같다.

나는 갑자기 깨달음을 얻었다거나, 신의 목소리를 들었다거나 한 것처럼

갑자기 마음이 시원해진다.

 



엄마는 늘 나에게 말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그냥 쌓고만 있는 딸을 보고

노래방에 가서 노래라도 하든지 하라고....

난 노래방에 가면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데...

엄마는 속이 좁아 터진 답답한 딸이 안타까웠던 것이다.

 



나에게 적합한 해법은 시를 큰 소리로 읽기가 될 수 있겠다고 이 책을 읽는 순간 확신한다.



나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가득 채워진 책을 좋아하지만

이렇게 간결하게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준 이 책에 감사한다.

작가의 경험에서 나오는 진심어린 충고가 특효인 것 같다.

 



in book

 



치유의 의미가 담겨 있는 시들을 낭송하면

무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상처와 고통의 잔해들이 따뜻하게 녹아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낭송을 통해 영혼의 긴장을 풀고 잠재의식의 문을 열어,

그 속에 억압되어 있는 모든 어둡고 슬픈 기억들을 바깥으로 몰아내도록 하자

 



그 사람은 떠났어도 나의 삶은 그대로 있다.

세월이 지나고 나면 언젠가, 지금의 이별이 축복이었음을 깨닫게 될 때가 반드시 온다

 



우리는 종종 인생에서 가장 비참한 순간에 최고의 깨달음을 얻곤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이 너무나 가혹한 시련이라고 투덜거린다.

나 또한 모든 믿음이 사라질 정도로 고통스러운 절망을 겪었다.

그러나 가장 비참한 순간이야말로 가장 놀라운 순간이기도 하다-멜로디 비에티

 



비망록

 

- 문정희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면서 가는 것은

네가 꽃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에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 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處女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의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리萬里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人跡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결혼에 대하여

 

- 칼릴 지브란

 



그러나 그대들이 함께 있을 때는 거리를 두라

창공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을 추도록

서로 사랑하되 사랑에 구속되지는 말아라

그대들 영혼의 기슭 사이에 출렁거리는 바다를 두라

서로의 정을 가득 채우되 어느 한편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나누어 주되 어느 한 편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그대들 각자는 고독에 잠기도록 하라

비록 같은 가락을 울릴지라도 류트의 줄은 외로운 법

서로의 마음을 주라, 그러나 서로를 마음속에 묶어두지는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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