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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해줘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by 요시다 슈이치
" 소통에의 갈망, 어쩌지 못하는 외로움 "
요시다 슈이치는 에쿠니 가오리만큼이나 느낌이 좋다.
오늘 도서관에 가서 그의 책 '사요나라 사요나라'를 또 빌려 왔다.
심플하고 정갈한 문체에 감성, 감성...
사람과 사람, 그 속의 대화에 대해 생각해 본다.
시끄럽게 떠드는 것의 공허감.
때로 말이 무서워서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지.
시끄럽고 복잡한 세상 속에 사는 방송프로그램 제작자인 남자 슌페이와 청각장애인 여자 교코
그들의 사랑은 "필담"으로 이어진다.
문자메세지로, 메모지에 글로...
사랑의 언어가 메모지에 꼬박꼬박 쌓여간다는 건 충분히 낭만적이고 아름다울 수 있지만
의사소통의 불완전함에 서로 점점 지쳐간다.
그리고 방송 프로그램을 통한 세상과의 소통 문제에서도 갈등하고 고민하는 남자.
그 안에는 작가 자신의 고민도 함께 있다.
그의 글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가 닿을지...
in book
두 사람 사이에 대화가 없는데도, 신기하게 옆자리 여고생들의 대화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우리가 조용하면 조용할수록 주위는 시끄럽게 느껴지는 게 당연할 텐데, 그녀와 함께 있을수록 주위의 소리는 사라져갔다.
지금 그 순간을 떠올려 보면, 거기에는 소리가 전혀 없다.
교코에게 건넨 말소리, 낙엽 밟는 소리, 공원 밖을 달리는 자동차 소리가 틀림없이 거기 있었을 테지만,
마치 액자 속 그림처럼 소리가 없다.
무슨 일이 어떻게 되어갈 줄 알면서도 낙관적인 마음 쪽을 믿고, 소리를 높이지 않은 것은 누구인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괜찮다고 생각하고 싶은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는 마음은, 대체 어디로 가 버린 걸까.
전하고 싶은 게 있었다.
알아주길 바라는 게 있었다.
누구에게.
전하고 싶어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알아주길 바라고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누구에게.
손가락이 저절로 움직이며 문자를 모두 삭제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보고 싶어"라고 찍고 있었다. 그 이상 아무런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