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by 김정운(2009, 쌤앤파커스)

 


완.전.강.추.

어렵지 않으면서도 지적이고, 결정적으로 유머러스하며 유쾌하다.

논리적이면서도 풍부한 감수성과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책이다.

요네하라 마리 이후로 마음에 콕 드는 작가를 만나 기쁘다.

 


처음에 제목을 대하고는 내가 이 책을 읽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

작가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정운이라는 작가를 알았다면 자극적인 제목임에도 책의 수준을 믿었을 것이다.

 


공감되는 내용이 거의 전부라 해도 좋다. 완소 리스트에 추가~!

 


'노는 만큼 성공한다', '일본 열광', '휴테크 성공학' 등 다른 저서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자의 지향점은 재미와 행복, 그리고 존재에 대한 확인이다.

 


모든 글귀가 소중하여 한 줄 한 줄, 아껴 가며 읽는다.

 


행복을 위한 리츄얼(ritual), 행복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냉정한 형광등이 아닌 따사로운 백열등 부분 조명을 집안 곳곳에 배치한다든지(정말 내가 바라는 거다. 이건, 저자와 완전 일치),

세탁의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침대 시트를 온통 하얀 색으로 바꾼다든지,

핸드 드립한 커피향으로 아침을 연다든지,

그 날 쓸 만년필을 아침마다 고른다든지,

슈베르트와 바흐로 혼자만의 공간을 가득 채운다든지...

 


우리 나라를 지키는 독수리 오형제, 남 이야기를 확대 과장하여 떠벌리기,

지위가 높아질수록 입꼬리가 처지는 것, 폭탄주를 들이부으며 했던 이야기 하고 또 하는 것은

내 삶이 재미없기 때문이다.

 


나의 삶을 이야기꺼리로 채우자. 마디마디를 끊는 추억들을 만들자.

 


in books

 

행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행복을 구체적으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침실의 '백열등 부분조명'과 '하얀 침대시트'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게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전문용어로 '조작적 정의(operational definition)라고 한다.

p-19

 


과정 지향적 삶을 하버드 대학 심리학과의 엘렌 랑거 교수는 'mindfulness'라고 정의한다.

한국어로는 '마음 챙김'이라고 번역하지만, '정신 차림'으로 번역해야 옳다.

반대로 '결과 지향적' 삶은 'mindlessness'라고 정의한다.

'넋이 나감' 혹은 '정신 없음'으로 번역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넋 놓고, 정신 못 차린다는 이야기다.

p-109

 

그런데... 아뿔싸!

토니오 크뢰거가 아니었다. 그 허무한 독백의 주인공은 토니오 크뢰거가 아닌 것이다.

토마스 만의 소설 '토니오 크뢰거'는 전혀 엉뚱한 소설이었다.

이럴 수가! 나의 뒤죽박죽 세계문학전집식 기억이 토니오 크뢰거의 독백에도 예외없이 적용된 것이다.

p-140

 


자신의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바로 삶의 마디를 만드는 일이다.

대나무의 마디처럼 삶의 마디가 있을 때만 삶은 살 만한 것이 된다.

이 마디를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축제'다.

내 청춘의 삶이 활어처럼 펄떡거렸던 까닭은 온통 축제로 가득 찼었기 때문이다.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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