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고흐의 구두를 신는다 - 그림과 나누는 스물한 편의 인생 이야기
이명옥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왜 자꾸 그림책에 손이 가는지 모르겠다.
 여러 장르의 책을 골고루 읽고 싶지만

 일주일에 1~2권 정도 밖에 읽지 못하는 시간의 제약이 아쉽다.

 

 30 중반에 갑자기 독서에 대한 욕심이 생겨 버려 당황스럽다.

 일하랴, 아이 돌보랴 한창 바쁠 때 말이지.

 지금 생각하면 공부 외엔 할 게 없었던 학창시절, 결혼하기 전

 그 많은 시간에 무얼했나 싶다. 그 시절로 돌아가라면 원하는 대로

 책을 읽을 수  있을텐데.  



 "세익스피어 vacation"이라 했던가.

 읽고 싶은 책을 싸들고 떠나는 여행. 굳이 떠나지 않아도 좋다.

 다른 모든 일을 제끼고 책 속으로 들어가는 여행.

 그 조용한 침잠의 시간, 내밀한 고독의 시간이 간절히 필요하다.

 

 시끄럽고 어수선한  이 곳에서 잠시라도 벗어날 수 있길

 허황되게 바래 본다.


 그림에 관한 책이니 화가에 대한 정보나 새로운 그림을 알게 되는 건 기본이고,

 평소에 잘 생각해 보지 않았던

 불안,죽음,전쟁,폭력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안창홍의 봄날은 간다,49인의 명상, 카미유 코로의 추억 연작, 뭉크와 로스코의 그림이 좋았다.

 
헤밍웨이,헤세,프루스트,오스카 와일드 등 유명한 작가의 글을 많이 인용했는데

인용글들이 무척 좋았다.

 

in books

 

나비는 먹기 위해서나 늙기 위해서 생존하지 않는다.

오직 사랑하고 생산하기 위해 생존한다.

그러기 위해서 나비는 비할 데 없이 화려한 의상을 걸치고

절단선이나 색채, 비늘과 솜털 속에

다채롭고 정제된 언어로 존재의 비밀을 상징하는

자신의 몸체보다 몇 배나 큰 날개를 달고 있다.

-헤르만 헤세

 

비가 내릴 때 피할 수 있는 곳, 우울할 때 마실 수 있는 뜨겁고 진한 커피 한 잔

남자라면 위안을 주는 담배 한 개비, 외로울 때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는 것, 그런 것들이 바로 행복을 느끼게 해 주는 거야.

-베티 스미스 "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 중

 

울 수 있다면 마음이 편해질텐데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하지만 무엇을 위해 울어야 하는지 나는 알 수 없었다.

타인을 위해 울기에는 나는 너무도 이기적인 인간이고

나 자신을 위해 울기에는 너무 늙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나의 영혼은 너무나 무거워서 어떤 생각도 짊어질 수 없다.

불안과 압박감이 내면의 존재를 짓누른다.

금방이라도 지진이 일어날 것만 같다

-키에르케고르

 

다른 사람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작은 부분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한가

-카미유 피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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