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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
황선미 지음, 봉현 그림 / 사계절 / 2014년 3월
평점 :
요즘은 자기계발서, 성공한 사람들의 책을 주로 읽으며 조금은 각져있던 내 마음속에 따뜻한 빛 한줄기 선물해준, 어른 동화책.
하루하루 나이가 들어가지만 내면은 미성숙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우리 어른아이, 어른들의 이야기다.
“마당을 나온 암탉" 작가 황선미 작가의 책이며, 뭔지 모르게 잔잔하고 따뜻한 기분이 든다.
덩어리씨(암덩어리)를 만나게 되면서 강 노인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살던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뒤뜰에 나도 모르게 생겨난 생명과 자연은 골칫거리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삶의 위로가 되어 주기도 한다. 달려오느라 보지 못한 소소한 행복들을 다시 돌아보게도 한다.
자신을 아프게 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들은 사실과 자신의 기억 속 재구성된 오해였음을 깨닫는다. 때때로 우리는 객관적인 사실을 바라보기보다는 자신의 신념과 삶에서 그 의미를 재구성하듯이 말이다. 오해는 나 자신, 강노인이 만들어 낸 것이었다. 때론 그 오해로 평생을 힘들어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이렇기에 인간관계, 대화에 대해서도 나의 편견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뒤뜰의 사람들과 어울리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오해를 깨닫고 강 노인은 숨어 있던 덜 자란 아이와 화해한다. 내 내면에 보이지 않는 덜 자란 아이는 누구일까? 나는 그것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생이란 단순한 듯, 비슷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같지만, 참 어렵고 모순 투성이다. 이런 것도 인생의 한 부분인 걸까?
나의 뒤뜰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 혼자만 간직하고 싶은,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내 기억 속에서 오해로 재구성된 것은 무엇이 있을까? 때론 골칫거리들을 외면한 채 살아가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알아간다면 마음속 이와 화해하고, 새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열심히 살아가느라 조금은 메말라 버린 마음 한구석에 촉촉한 물기를 더 하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으며 나를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따뜻한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어 나를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봄의 햇살이 비추는 어느 날처럼, 따뜻한 이 책. 공원에서 돗자리 깔고 환한 햇빛과 시원한 바람이 부는 그런 날 읽고 싶다. 그리고 마음을 촉촉하게 해주는 이 책을 “청바람” 친구들이나 내 주변의 지인들과 함께 읽고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