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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에바 로만 지음, 김진아 옮김 / 박하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현대에는 무슨 바이러스가 존재하길래 점점 사람들을 아프게 하는 걸까?
보이지 않을 뿐이지 사람들은 각각 하나씩은 아픈 구석을 가지고 있다. 친구, 사랑, 직장, 꿈, 경제상황, 가족 등등 여러 가지 면에서. 모든 게 완벽해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아픔은 있다. 왜 이렇게 사람들은 아프게 살아가는 걸까? 예전보다 훨씬 살기 좋은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왜?
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은 안정된 직장, 남자친구 등 부족한 것이 없어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밀레나 빈터, 그녀가 보내는 8주간의 병원에서의 삶이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삶을 살고, 안정된 직장에 남자친구까지 있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남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서 꾸역꾸역 성실히 살아간 삶에 대한 보답으로 빈터는 "무기력"을 선물 받는다. 기계처럼 출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그녀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노 배터리" 상태. 마치 휴대폰 배터리처럼 건전지를 교체해달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어쩌면 이 외침은 "더 나은 삶을 살아갈 기회"기도 하다.
그녀에게도 8주간의 기회가 찾아왔고, 자신을 가까이 보게 되면서 눈물도, 화도 내고 자신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하며 잃어버린 자신과 방향을 찾아간다. 함께 하던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닥터 헤닝스와의 상담을 통해, 엄마 아빠와의 상담 등을 통해 그녀는 마주 보고 싶지 않았던 것들과 마주하게 되고, 하루하루 자신에 대해 알아가며 성장한다. 빈터뿐만 아니라 다른 등장인물을 통해서도 모든 사람은 "현대병"을 앓고 있는 게 아닌가, 안타깝기도 했다.
나 또한 삶의 위기는 있었다. 2011년 12월, 몸이 정말 아팠다. 마음도 덩달아 우울함과 무기력함에 시달렸고, 더 나은 세상이 다가올까? 아니야.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지? 하고 좌절한 적이 있다. 하지만 좌절은 좌절뿐만 아니라 성장을 내게 알려주었다. 이렇듯 어쩌면 아픔, 우울, 불안,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우리 삶의 이야기다. 우리 삶에 있어 긍정으로 해결되지 않을 때, 지치고 너무 지쳐 혼자서는 일어날 수 없을 때, 휴식을 취해보는건 어떨까? 이 책 옆에서. 혹은 하고 싶었던 휴식을 취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