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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천 가족 ㅣ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4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재미있다는 소개에 주저없이 선택했던 유정천 가족~! 교토에 사는 너구리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본소설이다. 어느날 갑자기 아빠 너구리가 인간들에게 냄비요리가 되어서 사라진다. 그 이후에 일어나는 너구리 4형제의 이야기(어떤 이야기라고 표현하기가 애매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책의 도입부의 호흡이 너무 긴 것 같다. 후반부로 갈 수록 긴장감이 높아지긴 하지만 ...(책 속의 역자 후기에는 그런것들 신경쓰지말고 재미를 느끼라지만...;)
다른 독자들은 책의 맨 뒷장의 역자후기를 먼저 읽고 책을 읽으시는게 좋을 것 같다. 역자 후기에는 너구리에 대한 설명도 있고, 머리를 리셋하고 주인공이 너구리라는 사실을 인식하라고 하고 있다. 나는 머리를 리셋하지 못하고 책을 읽어서 재미를 반감시킨 것 같다.
책 속에 나오는 일본식 지명이나 이름들도 생소하고 설명이 첨부되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책에서 계속 나오는 "텐구" 라는 명칭에 대한 설명이 간단히라도 있었다면 책에 대한 이해와 몰입도가 높아졌을 것이다. 도대체 "텐구" 가 뭐지? 라는 생각에 검색을 해보니 아래와 같이 나왔다.
- 텐구
텐구(일본어: 天狗、てんぐ 덴구[*])는 일본 전설에 등장하는 괴물로서 사람을 마계로 인도하는 마물이다. 역사적으로는 고시라가와 일왕의 별명이기도 하였다.
본래 ‘천구(天狗)’는 중국의 요괴로서, 별똥별이나 혜성의 긴 꼬리의 모양으로부터 유추하여 생겨난 상상속의 동물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텐구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책은 니혼쇼키로서, 634년 괴음을 내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지표면까지 도달한 별똥별의 일종으로 생각됨)을 가리켜 이것은 "별똥별이 아니라 텐구 아마기츠네이다"라는 기록이 있다.
헤이안 시대에 텐구에 관한 기록은 중국측의 천구에 관한 기록(산해경)의 형상과 같아서 대부분 혜성이나 별똥별을 가리키는 기록으로 추측되고 있다.
오늘날 일본에서 전형적인 텐구의 이미지
- 코가 길고 크며
- 붉으스름한 얼굴
- 도사와 같은 복장을 하고 있으며,
- 게다를 신고,
- 부채를 들고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나쁜 짓을 꾸미고 다니는 요괴
는 중세이래로 생겨난 것으로, 본래 텐구와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떨어진다. 이것은
곤쟈쿠 이야기에 보이는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사람에게 씌여 다카(鷹)라고 불리던 마물과 불교에서 얼굴은 텐구는 몸은 인간으로 한쌍의 날개를 가진 텐마(天魔)라고 부르는 마물이 직접적인 원형이라고 한다. 이 오늘날 텐구의 원형은 아마 무로마치 초기 이래로 계속 변화해 왔는데, 무로마치 시대에 성립된 것으로 보이는 오토기조시
[1] 텐구의 내막에서의 쿠라마 텐구의 모습이 그 초기의 형태라고 생각된다.
텐구는 자만심이 강한 요괴로서, 코가 높은 것이 그 상징이다. 이 때문에 ‘텐구가 되다’라는 관용어도 생겨났는데, 이것은 자만심이 강한 사람에 대한 비유로 쓰인다. 텐구들은 전체적으로 젠체하는 것을 좋아하는 요괴이다. 중세 일본의 불교에는 불교의 육도(여섯가지 세계)외에 텐구도라는 것이 있는데, 불법을 배웠기 때문에 지옥에는 떨어지지 않으나, 사악한 술수를 쓰기 때문에 극락에도 가지 못하는 무간지옥을 텐구도라고 불렀다.
-출처- 위키백과
일본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잘 이해가지 않는 내용이 많다. "텐구" 라는 단어가 오만한 요괴라는 정도만 미리 알았어도 책 속 인물에 대해서 이해를 했을 것이다.
인간들 틈에서 둔갑한 너구리들이 살고 있다는 설정은 마치 맨인블랙에서 인간 사회??다. 어쩌면 내 주위에 누군가도 외계인? 이거나 너구리일지도 모르겠다. 왜 그런 사람들 있지 않은가? '얘가 정말 사람일까?' 싶은 사람들.
너구리들의 유쾌한 생활방식과 낙천적인 생각들은 참 많이 나와 비슷하다. 언젠가 누군가 내게 "너를 동물로 표현하면 무슨 동물을 할래?" 라고 물었을 때.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너구리" 라고 대답을 했었다. 많은 친구들이 호랑이, 독수리, 토끼 등등 대표적이고 일반적이고 멋진 동물을 선택한데 반해서 내 대답은 조금 의외였다. 나는 너구리의 그 장난끼 넘치는 표정과 여유만만한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이것저것으로 둔갑하는 둔갑술도 다중이 같은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유정천 가족을 읽으면서 무엇을 느끼든지 독자의 마음이다. 나는 힘들게 3일동안 유정천 가족을 붙들고 읽었다. 고전을 읽었을 때처럼 무언가 남는게 있거나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읽었을 때처럼 유쾌한 웃음이 있지는않았지만 끝까지 읽은 것은 보람차다. 뭐 어쨌든,
"재밌는 건 좋은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