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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또 올게 - 아흔여섯 어머니와 일흔둘의 딸이 함께 쓴 콧등 찡한 우리들 어머니 이야기
홍영녀.황안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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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외롭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도,
좋아하는 이들이 옆에 있어도,
그것은 영원하지 못한 한순가의 존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외롭기 마련이다.
엄마, 나 또 올게 는 아흔 여섯의 엄마가 쓴 일기를 일흔 둘의 딸이 펼쳐낸 책이다. 인간극장에서 "그 가을의 뜨락" 이라는 제목으로 스페셜 방송을 타기도 했던 이야기 들이다. 한 세대를 그 것도 우리나라 격동의 90년대를 살아온 엄마 홍영녀씨의 담담하고, 절절한 일기들을 맏딸 황안나씨께서 발견하고 기념하고 간직하고 싶어서 낸 책이다.
그런데 이 내용들이 너무나 너무나 좋다. 항상 자식들에게 사랑만 퍼주는 어머니의 그 사랑을 절절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일기들이고, 그리고 또 자식들이 얼마나 어머니를 외롭게 만드는지를 깨닫게 하는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어머니가 떠올랐다. 바로 전화기를 들고 엄마의 목소리를 들었다. 자식들은 왜이리 쉽게 어머니의 사랑을 잊고 지내는지. (아빠의 사랑도 ^^;)
오늘은 전화 한 통도 없고 찾아오는 이도 없었다.
외딴섬에 혼자 버려진 것 같다.
엄마는 외롭다. 불현듯 무뚝뚝한 내 전화 한통에도 그렇게 기뻐하시는 우리 어머니가 떠올랐다.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리고 더 자주 전화해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
아무리 진수성찬이라 해도 따뜻한 말 한마디만 못하다.
항상 어떤 선물을 해야 할까? 맛있는 것을 사드려야 겠다. 하고 고민 했는데... 이런 것들보다 "엄마, 사랑해" 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우리네 엄마들은 바란다는 것을. 자,자, 힘들어 하지말고 지금 바로 전화기 들고 어머니한테 사랑한다고 고백하자!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것은 큰 복이다.
나이가 들어 이제 가고싶은 곳도 마음껏 가지 못하는 그 마음. 난 젊은데도 많은 것에 묶여서 .. 떠나질 못했었으니. 이제는 마음껏 날아가고 싶다!
사무치게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못 견디게 만져보고 싶어도 만질 수 없고, 아무리 큰 소리로 불러봐도 엄마란 이름은 허공만 맴돌 뿐이다. 죽음이란 이런 것이다.
왜 지금 당장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서 사랑한다고 말해야하는지 알게 해주는 글...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어머니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기회도. 함께 여행을 다닐 기회도. 마주보고 밥을 먹을 날도. 바로지금 이순간이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알기를 바란다. 시간이 많지 않다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 당장 사랑하라고. 가족들과 함께 하라고.
엄마, 나 또 올게 는 정말 감동적이다. 꾸밈없는 글인데도. 내 마음을 이렇게도 가득 차오르게 만든다. 엄마도 보고 싶고, 할머니도 보고 싶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