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남자>는 뮤지컬로 먼저 알고 있었는데, 대략적인 줄거리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아이에게 웃는 얼굴의 흉터를 남겼다는 것과 조커 캐릭터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정보를 알고나서야 제목이 이해가 되었다. 비룡소클래식은 고전들을 청소년이 읽기 쉽게 책 내용을 요약하고 풀어서 쓴 시리즈이다. 어린 시절 고전 전집을 읽으면서 문장이 너무 어려워서 읽기 힘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비룡소클래식은 문장이 술술 읽히는 점이 정말 좋다.
하지만 큼이가 보더니 <웃는 남자>는 표지가 무섭다고 읽지 않겠다고 했다. 대신 비룡소클래식의 <정글북>, <비밀의 화원>을 추가로 골라서 주니까 좋아하며 읽고 있다. 예전에 <걸리버 여행기>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초등학교 3학년정도에게도 비룡소클래식을 추천해도 좋을 듯 하다. 그런데 <웃는 남자> 내용 중에 교수대에 걸린 시체에 대한 묘사가 자세해서 상상력이 풍부하고, 잔혹한 장면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면 중학생 정도 나이가 된 이후에 읽는 것이 적합할 듯 하다. 생각해보니 고전 중에는 지금 시대와는 맞지 않는 내용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읽어야 하는 건 시대가 지난 후에도 일맥상통하게 통하는 인간의 본성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점에서 <웃는 남자>는 굉장히 재미있었다. 가난한 사람들과 부유한 사람들의 극단적인 삶의 차이와 권력의 정쟁 속에서 가장 연약한 아이가 받아야 했던 고통, 그리고 그 고통 속에서 자신 보다 더 약한 자를 지키려했던 웃는 남자. 무엇보다 자신의 삶 속에서 실천해오던 것들을 책 속에 담은 빅토르 위고 작가. 그 모든 것을 아우르며 이 책을 읽으면 더 깊게 <웃는 남자>를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