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11년 전에 고양이를 묻고 여전히 울고 있는 공주연을 집에려다준 후 그녀 역시 집으로 돌아갔다. 어쩌면 그녀는 그날 새벽에 당장 아이가 잠든 집으로 달려가서 초인종을 누르고 애를 안고 자신의집으로 데려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같은 침대에서 딸과 서로껴안고 온기를 느끼며 함께 잠에 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녀는 텅 빈 집으로 돌아가 젖은 옷을 벗고 따뜻한물로 샤워를 한 후 촉감이 좋은 잠옷과 양모 양말을 착용했다. 그러고는 혼자 침대에 누웠다. 그녀는 자신의 앞에 놓인 삶이 어떤 모습일지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내면에 숨어 있던 어떤 부분
‘ 이 영원히 깨어났다고 생각했다. 진정한 초능력이, 하지만 그녀는 아주 작은 선택들, 아주 사소한 충동의 결과들이 누군가를 들끓게 하거나 혹은 누군가를 완전히 돌이킬 수 없는 곳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그런 결정들이 삶의 어떤 부분을 완전히 바꾸어버린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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