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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마음
임이랑 지음 / 허밍버드 / 2023년 11월
평점 :

며칠 간 할 일이 많아 정신없이 급한 불을 끄다가 밤이 되어서야 마음을 만져보려고 책을 펼쳤다. 어지간한 문장이 아니고서야 딱딱해진 내 마음을 녹일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책 '밤의 마음'이 생각도 못한 위로가 되어줬다.
'밤의 마음'이란 책 제목부터 마음에 닿긴했다. 고요하고도 광활한 그렇지만 차갑고 내밀한 '밤'이라는 단어와 따뜻하고 개인적인 동시에 이타적인 단어인 '마음'의 조합이라니, 이렇게 아름다운 단어를 이을 줄 아는 작가의 글을 당연히 좋겠지 싶었다.
이 책은 글을 쓰고 노래하는 임이랑 작가의 오랜 일기를 엮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작가가 건너온 무수한 날들의 촘촘한 기록에서 내공이 느껴졌다. 누군가는 그냥 스치고 말 감정들에 기어이 이름을 붙이고 자신을 들여다보려 애쓰는 글이었다. 그러니 어떻게 위로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나조차 잘 몰랐던 마음에 대신 이름을 붙여준 책으로 밤의 마음을 기억한다. 겨우 2년차 프리랜서인 나는 무려 7년차 프리랜서인 작가에게 한 수 배우고 흐르러진 마음을 잘 다독이며 덕분에 다소 버거운 밤을 지나 올 수 있었다.
-내 마음은 어째서 이렇게 어렵고 무거운가, 왜 나는 자꾸 넘어지나, 그렇지만 마음에는, 적어도 마음만은 가성비와 효율을 따지지 말아야지. 이 끝부터 저 끝까지 모두 돌보고 바람을 쐬어 줘야지.
내 마음은 어째서 이렇게 어렵고 무거운가, 왜 나는 자꾸 넘어지나, 그렇지만 마음에는, 적어도 마음만은 가성비와 효율을 따지지 말아야지. 이 끝부터 저 끝까지 모두 돌보고 바람을 쐬어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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