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톨랑의 유령
이우연 지음 / 문예연구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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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함에 자기를 가둔 친구들이 돌아와 주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소녀의 이야기에서 부터,

비록 가해자일지라도 옆에 누군가가 있어주기를 애절하게 바라는 외로움과 고독이 느껴진다.


푸른 빛을 향해 돌진하는 비행기 기장의 외로움,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의 소외, 

우주에 낙오된 우주인이나 생쥐의 고독, 고래 뱃속에 갖힌 피노키오의 기약없는 기다림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점점 더 먹먹해 졌다.


작가의 자화상 처럼 보이는 오르톨랑의 이야기를 읽는 순간 가슴이 텅 비는 것 처럼 시려왔다.

심혈을 다해 쓴 글이 누구에게도 읽혀지지 않는다는 느낌, 아무리 투고를 해도 반응이 없었을 때의 절망감,

그럼에도 작가로서 살기위해 끊임없이 글을 쓰고 보내는 생존을 위한 분투.


찢어지는 작가의 아픔을 잔인하게 죽어가는 오르톨랑의 아픔에 빗대어 어쩌면 이렇게 절절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나는 지옥에서 훔쳐낸 이미지들로 글을 쓴다.'

'반복, 반복, 반복. 부재와 무응답의 반복, 반복, 반복, 불가능성의 반복, 반복, 반복,...'

'나는 내게 유일하게 가능한 물거품으로 지옥의 이미지들을 주워모아 몽타주를 만들었어. 아무도 읽지 않을 몽타주.'


'내 목구멍은 찢겨서 출혈하고 있었고 나는 피로 코팅된 물거품들을 게워내며 그 모든 비가시성을 드러내려 했지. 

나는 살아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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