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보지는 않았지만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꺼내 읽었다. 길지 않아 한 호흡에 읽을 수 있었는데 책 뒤에 붙은 평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빨리 읽힌다는 것은 잘못 읽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다보면 어떤 책들은 읽고 있는 도중에도 앞부분이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있고 그럴 때는 마치 내가 이 책의 주인공처럼 알츠하이머인 듯 느껴지곤 했는데 이 책의 기억도 많이 소실되어 있었다. 몇년만에 다시 읽었다고 해도 이야기의 대강의 얼개도 가물거리고 읽는 과정이 새로웠다. 내 기억속에 존재하는 과거도 어쩌면 상당부분 왜곡되어 있거나 윤색되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시간과 무의식이 새롭게 각색한 내 삶의 또다른 면일 것이고 내안에서 실재하는 세상이다. 물론 적절한 간격을 두어야하는..그래서 기억을 끄집어 낼 때 조심스럽고 은밀해지는것 같다. 일상을 지내다보면 기억하고 싶은 것보다 잊고 싶은 것이 더 많은것 같다. 내 경우에는.... 그조차도 제대로 될지는 모르겠다.

죽음이라는 건 삶이라는 시시한 술자리를 잊어버리기 위해 들이켜는 한 잔의 독주일지도.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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