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권승호 지음 / 이비락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라...

초등학교 5학년 첫째를 키우면서 , 태어나 지금까지 교육비로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 모르겠다.

좋은 장난감이나 육아용품을 사지는 않았지만, 좋다는 책이며, 남들이 좋다고 말하는 사교육들은 다 하고 키운것 같다.

첫애가 어릴때는 내 업무의 절정의 시간이여서 매일 매일 보고 준비로 밤샘에 시달릴때라 하루에 아이를 1시간도 보지 못하는 날이 대부분이였고, 연로하신 시부모님께 아이를 맡겨놓고 책한권 읽어 줄수 없는 엄마였기에

더더욱 사교육에 의존 했는지 모른다.

8개월 부터 북시터를 들여 매일 한시간 책읽기와 20분 독서활동 수업을 하게 했고,

문화센터 수업 3~4개 쯤은 기본으로 보냈다. 예체능은 평생 재산이야.. 싶어 축구니 수영이니 피아노 바이올린 레슨도 그룹짜서 시키고,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어유치원... 당연 나도 보냈다.

그 시절 양산 시골 촌구석에는 유아 초등 영어 유치원이 없던 시절이라 매일 시부모님께서 자차로 픽업 하여 부산까지 ㅠ.ㅠ

일하는 며느리 대신해서 살림에 육아만 봐주시는 것도 힘드셨을텐데

이 모든 아이 사교육을 시부모님께서 케어 해주셨어야 했으니... 불평 한마디도 안하시고 며느리 시집살이에 속앓이 많이 하셨을것 같다. (정말로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

아이가 초등학교 가게 되어 장유로 데리고와 같이 살게 되면서, 대부분의 사교육을 끊게 되었다.

바쁜 회사를 옮겨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이직을 하면서 줄어든 월급으로 인한 생활고의 영향이 가장 컸고, 아이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독서나 수학 영어 같은건 충분히 내가 봐줄수 있었다.

그렇게 생활하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이제 아이는 서서히 자기 주도 학습이 가능해진 안정기에 이르렀다. 사실 우리 첫째는 여러곳의 학원을 다닐때도 나와 같이 가정학습을 할때도 크게 불만 없이 잘 따라와주는 모범생 스탈이라 여느 아이들과 같은 큰 마찰은 없었지만, 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하기 시작하고 내가 지켜봐주면서 아이는 공부외의 모든 부분에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사교육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계기가 되었던건 앞서 말한 생활고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그동안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 직장생활 10년을 넘게 다니다, 이직을 하면서 나의 삶에 대한 자세가 많이 달라져서인지도 모르겠다.

남들보다 앞서 가고, 성공하고, 많은 돈도 벌었지만 전혀 행복하지가 않았다.

친정 엄마가 공부 열심히 하래서 좋은 대학갔고, 좋은 회사 취직했고, 승진도 잘하고 있는데 그냥 힘들고 싫었다. 매일 하루하루를 버티며 사는 삶...

결국 우리 아이 삶도 뭔가 변화하지 않으면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더라도 나처럼 살겠구나,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러한 의미에서, 나와 생각과 가치관이 비슷한 작가의 교육관이 담긴 이 책을 읽고 너무나 많은 공감을 했다.

< 더 안타까운 것은 자신의 명문대 입을 위한 시간과 에너지를 바친 것으로 끝내지 않고 자녀의 명문대 입학을 위해 다시 안타까운 경주를 한다는 점이다. 명문대 입학을 위한 사명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기나 한 것처럼..p43-44>

<공부의 또 다른 말은 학습이고, 배울학, 익힐습은 배우고 익히는 일이다. 배우는 일만 공부인 것은 아니고 익히는 일도 공부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으로 실력을 쌓고 싶다면 배우기에 힘쓰는 것 보다 탐구하고 익히는데 힘써야 한다. p106>

<자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스스로 선택하게 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스스로 책임지도록 하여야 한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그 과정에서 깨달음의 기쁨을 맛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p225>

정치관과 교육관은 함부로 다루는 논제가 아니기 때문에;; 혹시 이 책을 읽고 반기를 드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지만 고소득이 행복지표와 어느정도 경향성이 유사하다는건 여러기사를 통해서도 접한 부분이고, 아직까지는 좋은 학교 좋은 학벌이 고소득과 직결됨은 분명하다.

그러나,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그 모든 선택은 아이가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로서도 부모는 충분하다.

< 부모님이 해주어야 하는 일은

믿어 주는 것.

아침밥 먹도록 해주는 것

일찍 잠자도록 도와주는 것, 이 세가지면 충분하다. >

내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끝까지 아이를 믿어 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아이는 커다란 내공을 쌓아 언젠가는 중요한 순간에 자기의 능력만큼 제 역활을 성실히 해 낼 것

항상 행복한 아이로 자랄 것이라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