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그것을 믿었던 사람들과 다른 이들도 그것을 믿었으면 하고 원했던 사람들이 중세인에 관해서 알려져있는 거의 모든 사실들을 우리를 위해서 이미 선택했기 때문이고, 또한 그 반대 증거로 제시될 수도 있을 다른 많은 사실들이 소실되어 되찾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라져버린 여러 세대의 역사가들, 기록자들, 연대기 편찬자들의 죽은 손이 과거의 형상을 결정함으로써 항소(抗의 가능성을 없애버린 것이다. 중세사 연구자로서 소양을 쌓은 배러클러프(1908-1984. 영국의 역사가) 교수 자신도 ‘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비록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고 해도, 엄격히 말하면 결코 사실 그것이 아니라 널리 승인된 일련의 판단들이다‘라고 말한다. - P25

세 번째로, 우리는 오로지 현재의 눈을 통해서만 과거를 조망할 수있고 과거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역사가는그가 살고 있는 시대에 속하는 사람이며, 인간의 실존조건 때문에 자신의 시대에 얽매일 수밖에 없다. 그가 사용하는 바로 그 말들 민주주의 제국, 전쟁, 혁명과 같은 말들은 그 시대의 함축적인 의미들을 가지고 있고, 그는 그 말들을 그 의미들과 분리시킬 수 없다.  - P39

똑같이 진부한 문구로 말해야 한다면, 나는 차라리 ‘과거의 죽은 손‘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자는 문구를 선택하겠다. 그러나 역사가의 기능은 과거를 사랑하거나 과거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이해하기 위한 열쇠로서 과거를 지배하고 이해하는데에 있다. - P41

역사가는 사실의 잠정적인 선택에서, 그리고 동시에 그 선택을 이끌어준 잠정적인 해석 해석이 그 자신의 것이건 다른 사람의 것이건 간에ㅡ에서 출발한다. 그가 연구하는 동안, 사실의 해석 그리고 사실의선택 및 정돈, 이 두 가지는 이러저러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미묘하고도얼마간 무의식적일 수 있는 변화들을 겪는다. 그리고 이 상호작용에는현재와 과거 사이의 상호관계도 포함되는데, 왜냐하면 역사가는 현재의 일부이고 사실은 과거에 속하기 때문이다. 역사가와 역사의 사실은서로에게 필수적이다. 자신의 사실을 가지지 못한 역사가는 뿌리가 없는 쓸모없는 존재이다. 자신의 역사가를 가지지 못한 사실은 죽은 것이며 무의미하다. 따라서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나의 첫번째 대답은, 역사란 역사가와 그의 사실들의 끊임없는 상호작용 과정,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a continuous process of interactionbetween the historian and his facts, and unending dialogue between thepresent and the past)라는 것이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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