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행복을 찾은 건물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62
아오야마 쿠니히코 지음,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영화 'UP'에서 노인 칼은
부인과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집에 집착한다.
집을 지키려다 요양보호시설로 쫓겨나게 되자,
그는 젊은 시절을 함께 한 풍선들로 집을 하늘위로 띄워
부인과 집을 짓기로 약속한 파라다이스 폭포로 간다.
예기치 않게 동승(?)한 꼬마 러셀과 도도새 캐빈을 만나
모험을 하게 된다.
칼은 위험에 빠진 캐빈과 러셀을 위해
부인과의 추억이 담긴 집을 포기한다.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기로 한 칼에게 더 이상 집은 필요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남은 몇 개의 풍선과 함께 사라져가던 칼의 집.
집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제는
부와 가치로 자리잡기 시작한 집.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이사를 가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집을 산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공간을 꾸미고
새로운 물건을 들여 테트리스 하듯 집을 짜맞춘다.
TV와 잡지를 통해 공간활용에 대한 기사가 나오고
리모델링과 인테리어에 대한 정보가 쏟아지며
싼 집을 비싸게 만드는 요령도 알려준다.
아름다운 집이 좋은 집인냥 포장되고 팔린다.
나는 혼자 살지만
남과 함께 살아야 하는 일들이 많아졌고,
나의 공간이지만
남의 공간이기도 한 집에 살게 되었다.
내뜻대로 살 수 있지만
내뜻대로 살 수 없게 되었다.
내 나름의 개성이 살아있지만
같이 사는 공간에 대한
규제가 많아졌다.
이게 우리가 사는 집의 모습이다.
버려진 낡은 건물의 시작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
건축가의 제안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건물에 찾아와 나만의 집을 짓기 시작한다.
철공소, 꽃집, 양복점, 과자가게, 시계점과 곡예사, 목수까지
너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정말 다른 집을 짓는다.
나만의 공간이므로 나만의 생각으로 꾸미고 만드는 일에 열중한다.
하지만 함께의 공간이므로 다 같이 만들어야 한다는 건축가의 말에
조화롭게 함께 만드는 모두의 집, 꿈의 집이 된다.
그리하여,
행복을 찾은 건물
같은 집에서
서로 다른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와
함께 살면서 같이 만들어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공동주택에서의 삶이
당연한 아이들에게
어울려 사는 것에 대한 의미를
한 번쯤 생각하게 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