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히틀러에 맞서 총을 들다 - 2021 월간 책씨앗 선정, 2016 코브자르 문학상 수상, 2015 제프리 빌슨 어워드 수상, 2015 CCBC 최고의 어린이 도서상 수상, 2021.07+08합본호 학교도서관저널 추천 바람청소년문고 13
마샤 포르추크 스크리푸치 지음, 백현주 옮김 / 천개의바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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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마샤 포르추크 스크리푸치

우크라이나계 캐나다 이민자의 후손이라고 했다.

이름에서 풍겨지는 러시아 혹은 중앙아시아의 느낌이 맞았다.

중학교 때 도서관 깨기를 하면서 읽었던 '죄와 벌'의 라스콜리니코프가 생각났다.

<소년, 히틀러에 맞서 총을 들다>는

2차 대전을 배경으로

독일군과 소련군이 교차함락했던

키예프의 소년에 관한 이야기이다.

"내 몸 위에 요시프 형의 시체가 있다."

로 시작하는 문장에서 나는

'인생은 아름다워'의 귀도와 아들을 보았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던

혹은 혹사 당하며 노동에 시달리다

치료받지 못한 몸으로 죽게 되는 수용소에서의 삶

루카는 지금 수용소에서 탈출하는 중이었다.

어린 소년이 수용소에서 탈출해 고향까지 갈 수 있을까?

루카를 좇다보면

나 또한 루카가 되어 있음을 깨닫곤 했다.

루카는 수용소 시체 트럭에서 뛰어내려

농가에 숨어든다.

그곳에서 만난 헬무트 아저씨와 마가레테 아주머니는 친절했지만

수용소 장교의 부모였다.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보살핌과 친절은 감사했지만

그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었다.

머물러도 좋을 듯 했지만

루카는 다시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키예프에서 약사였던 아버지

아버지는 독일어로 쓰인 약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시베리아로 보내졌다.

그리고 동생과 루카, 엄마는 수용소로 향하는 기차를 탔지만

그나마도 엄마는 다른 열차에 올랐다.

그리고 동생을 잃었다.

키예프에서의 삶과

수용소에서의 삶이 교차한다.

할아버지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숲에서 처형당했다.

몰살당한 사람이 산을 이루었다고 했다.

절친 다비드와 어머니도 안전한 곳으로 보내준다는 말을 듣고 나섰다가

두번 다시 돌아올 수 없었다.

그들이 떠난 후 유대인들이 처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수용소에서 만난 동생과도 같은 리다는

루카가 탈출 할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주었다.

하지만 루카는 리다를 놔두고 탈출했다.

기회가 그 때뿐이었음을 리다도 이해해주었으면 하며

그녀의 생존을 기원한다.

숲에서 숨어 지내다 만난 마르티나 또한 루카의 생에서 중요한 사람이 된다.

마르티나는 죽은 동생이었고, 수용소에 두고 온 리다였으며,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친구이자 동료였다.

루카와 마르티나는 오랜 시간 숲을 헤매다

우크라이나 반군에 들어가게 된다.

그 누구를 위해서도 싸울 수 없었던 루카의 모습은

전깃불을 쏘아대며

'누구 편이냐'고 묻던 사람들의 정체를 알지 못해

그 어떤 대답도 할 수 없던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지하 병원에서

적군이냐 아군이냐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게 된 루카

아버지나 수용소 친구를 구할 수는 없지만 '자유'만큼은 구하겠다는 그의 의지가

가장 빛나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모든 것이 피폐해졌을 전쟁이었지만

<소년, 히틀러에 맞서 총을 들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인류애와 희망을 품고 산다.

루카가 그러했고,

마르티나가 그러했고,

반군의 동료들이 그러했다.

전쟁에서 마주친 사람들은 모두 보통의 사람들이었다.

가진 것은 없지만

남을 도우려는 선한 의지

함께 살아가자고 말하는 모습..

어쩌면 전쟁에서 가장 크게 다치는 사람은

전쟁을 일으킨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라

아무 욕심 없이 일상을 누리던 자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이란 단지 폭탄이 터지고 사람이 죽는,

그렇게 만들어진 난민은 그저 불쌍한 사람이며,

나는 그렇지 않아서 다행이고 행복하다는 쉬운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루카를 읽는 내내 '열 두 살의 임진왜란'의 담이가 생각났다.

책을 덮고 지도에서 키예프를 찾아보았다.

이곳이었구나..

지금도 돌아가지 못한 루카들이 있지는 않을까

오랜만에 여러가지를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마사 포르추크 스크리푸치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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