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필리파 피어스 지음, 에디트 그림, 김경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세 번의 종이 울리면 세상에 없는 시간이 시작된다.


무선통신으로 마음을 나누게 된 두 남녀가 현실에서 만나게 되는 영화 "동감"
빨간 우체통을 사이에 두고 두 남녀가 편지를 주고 받던 영화 "시월애"
지구의 대체 행성을 찾으러 떠난 아빠와 딸이 모스부호를 주고 받던 영화 “인터스텔라”


그 밖에도 우리는 수많은 책과 영화에서 
시공을 초월한 만남과 사랑을 봐 왔다. 

그 시작은 톰이 아니었을까,

톰은 홍역에 걸린 동생과의 격리를 이유로
이모 집에 유배(?)된다.
놀만한 친구도 없고 놀만한 정원도 없는 답답한 도시의 빌라,
집주인 할머니는 아이를 싫어한다는 말에 
톰은 그나마도 빌라 여기저기를 돌아다닐 수도 없다.

열세번 울리는 시계소리에 밖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멋지고 너른 정원.
하지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톰을 보지 못한다. 단 한 사람 
해티만 빼고. 

톰은 매일 밤, 해티와 정원을 즐긴다. 
하지만 톰과의 장난으로 
해티가 크게 다치는 일이 생기고
톰을 볼 수 있는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톰은 매일 해티와 짧은 시간을 보내지만 
어린 소녀였던 해티는 점점 성장해간다. 
톰은 정원에서의 시간과 현실에서의 시간이 
서로 다름을 알게 되고 
헤어짐을 준비한다. 


그리고 다시. 

톰은 해티를 
해티는 톰을
꿈이 아닌 곳에서
유령이 아닌 것으로
만난다. 
그리고 꼭 끌어안는다. 



원작과는 또 다른 그래픽 노블만의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다.

원작으로 읽기엔 따분한 전반부가

훨씬 속도감있게 그려졌고,

맥락을 읽지 못했을 때 가늠하기 힘들었던

톰과 해티의 진실은

보다 적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누군가의 과거와 만난다면,
다른 누군가의 현재와 만난다면,
그 다른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게 되었다면, 
그래서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그 어느 시점에
우리가 만날 수 있다면. 
우리가 만나야 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시간이 교차하는 그곳
톰의 정원에 가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