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흥미로운건 동양풍 단편집이라는 점입니다.
동양 단편집 은근 잘 보이지 않아서..
아니면 제 식견이 짧아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여하튼
한번쯤 들어보거나 좋아하는 소재들로 가득한 단편집이라서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 제대로 쓰셨어요.
전부다 마음에 들지만 몇가지만 꼽아보자면,
야운하시곡 / 하지은
무협 장르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짧은 단편 안에 무협에 들어가는 요소가 전부 들어가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의와 협을 숭상했던 자도 시간이 지나면 그 의도는 흐려지고, 강호는 넓고도 좁아 그 칼끝은 은원을 잊지 않으니 세상에 두려울 이가 없다 하여도 그 끝은 언젠가 다가오고 시작과 끝이 존재한다. 이런 느낌이죠.
이 책도 세상의 둘도 없을 악인이 우연찮게 생긴 아이가 자신의 약점이 되고 본인이 했던 수많은 악행들이 업이 되고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지 과정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천하에 둘도 없을 것 같은 차가운 이가 제 손에 달라붙는 온기 하나를 쳐내지 못해서 그것이 약점이 되고, 결국 그것을 예감하면서도 버리지 못하여 제 손으로 죽어가는 이를 살리기 위해서 평생 타인을 죽이기만 했던 검으로 살리려 했으나
그 끝은.....
나는 사혈공이다.
하늘 아래 사혈공의 적수는 없음이로다!
야운하시곡 / 하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