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운하시곡
하지은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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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이 흥미로운건 동양풍 단편집이라는 점입니다.

동양 단편집 은근 잘 보이지 않아서.. 

아니면 제 식견이 짧아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여하튼

한번쯤 들어보거나 좋아하는 소재들로 가득한 단편집이라서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 제대로 쓰셨어요.

전부다 마음에 들지만 몇가지만 꼽아보자면,



야운하시곡 / 하지은

무협 장르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짧은 단편 안에 무협에 들어가는 요소가 전부 들어가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의와 협을 숭상했던 자도 시간이 지나면 그 의도는 흐려지고, 강호는 넓고도 좁아 그 칼끝은 은원을 잊지 않으니 세상에 두려울 이가 없다 하여도 그 끝은 언젠가 다가오고 시작과 끝이 존재한다. 이런 느낌이죠.


이 책도 세상의 둘도 없을 악인이 우연찮게 생긴 아이가 자신의 약점이 되고 본인이 했던 수많은 악행들이 업이 되고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지 과정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천하에 둘도 없을 것 같은 차가운 이가 제 손에 달라붙는 온기 하나를 쳐내지 못해서 그것이 약점이 되고, 결국 그것을 예감하면서도 버리지 못하여 제 손으로 죽어가는 이를 살리기 위해서 평생 타인을 죽이기만 했던 검으로 살리려 했으나 

그 끝은.....


나는 사혈공이다.

하늘 아래 사혈공의 적수는 없음이로다!

야운하시곡 / 하지은


천하 제일인이 하는 마지막 저 한마디가 작중 내용을 생각하면

 참으로 인상깊어요.



호식총을 찾아 우니 / 호인

호랑이에게 잡혀 죽으면 그대로 죽지 못하고 창귀가 되어서 사람들을 산에서 홀린다는 이야기 들어보았다면 이 이야기가 익숙할거에요. 방탕한 과거를 가지고 있던 수찬은 어느날 산을 넘으려다 주막의 주모의 만류도 듣지 않고 그대로 산을 넘으려 하는데.....


"난아? 난아야?"

호식총을 찾아 우니 / 호인


짧은 단편에도 작고 큰 반전이 여럿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그리고 특히나 결말이 마음에 드는 단편이었습니다.





로부전 / 이재만

이 단편은 전래동화와 같은 구성으로 시작됩니다. 옛날옛날 어느 마을에 한 어진 선비가 있었습니다. 인심이 좋고 행동거지가 바르며 검소하며 뜻이 있는 최학인의 집에 어느날 한 선비가 잠시 묵어가기를 청하게 되며, 그 선비는 훗날 로부전이라 불리우는 책의 저자가 됩니다. 로부전이란 무엇인가?



이런 씨부랄 새끼를 봤나!

임금은 책을 집어 던졌다.

로부전 / 이재만


로부전을 읽고 너무 궁금해 그 저자와 독대한 임금은 이 자를 나라를 어지럽힌 죄로 처벌을 할지 아니면 또 다른 선택을 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약현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은혜 / 지언


여우누이 설화를 기반으로 재해석한 작품인데 참으로 인상깊었어요.

딸을 원하던 노부부.

그리고 인간이 되고싶었던 한 여우.


여우고개의 신령에게 딸을 원하던 노부부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인간이 되려면 1년이 남았건만 여우신령의 상태로 노부부의 태를 빌려 그들이 그토록 원하던 어여쁜 딸로 태어난 여우.


비록 시작은 그러했으나 그들의 가족으로 자랐고 인간의 도리 또한 어긴적이 없으나 예로부터 너무 빼어나면 주변의 질시를 받고 실제로도 그러하니 은혜는 집안의 은혜가 되고 싶었지만 주변인들은 은혜를 여우로 몰아갑니다. 


오라비들의 눈이 아닌, 여우누이 은혜의 시점에서 풀어나가는 여우누이 설화의 결말과 진실이 어떠할지 한번 직접 보시는 걸 추천해요. 

정말이지 사람이란 뭘까요???


"약속할게요. 약속할게요, 오라버니"

은혜 / 지언



처음과 마지막 단편이 시작은 무협으로 끝은 설화이야기로 끝나는데

 누구의 시선에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이야기란 희극도 비극도 

될수 있다는 것을 절절히 깨달았어요.

이것은 서양쪽보다는 동양에서 두드러지는데 권선징악이라고 선은 보답받고 악은 처벌받는다고 하지만 큰 굴레에서 보면 선악의 가름은 

사실 무의미하다는 것에 가깝지 않을까요?

기대했던것보다 훨씬 더 알찬 단편집이라서 

동양풍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나는 사혈공이다.

하늘 아래 사혈공의 적수는 없음이로다!

야운하시곡

"난아? 난아야?"

호식총을 찾아 우니 / 호인

이런 씨부랄 새끼를 봤나!

임금은 책을 집어 던졌다.

로부전 / 이재만

"약속할게요. 약속할게요, 오라버니"

은혜 / 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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