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BL] 세계가 무너지기 일주일 전
이미누 지음 / 시크노블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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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이미누 작가님 작품을 좋아해서 이번에 단편으로 나온것도 구매해서 읽어봤는데..

짧은데도 이렇게 여운있는 글을 쓸수 있다는 점이 정말 존경스러워요.

 

세계관은 센티넬버스(센티넬-가이드) 세계관인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센티넬이라는 초능력자와

그를 안정시킬수 있는 가이드라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고 센티넬과 가이드가 각인을 맺으면 한쪽이 죽으면 다른 한쪽도 죽게 되는 설정입니다.

 

가이드가 죽었을 경우 센티넬은 죽지만 센티넬이 죽었을 경우 가이드는 죽지 않아요. 그리고 이 작품은 각인을 맺은 페어의 가이드가 시한부 선고를 받게되며 시작되는 이야기에요.

 

위에서 말한대로 센티넬과 가이드의 관계는 일방적이고 가이드가 죽는다면 센티넬은 필연적으로 죽을 수 밖에 없죠.어찌보면 가이드의 죽음 자체가 센티넬에게는 세계의 멸망과도 같은거에요.

세계가 멸망하면 인류가 살아남을 수 없듯이 각인된 가이드가 죽게 된다면 센티넬도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요.

 

제목부터가 정해진 새드엔딩인걸 암시하고 있지만 서술은 담담합니다.

일주일이라는 유예의 기간동안 센티넬 백승연은 지금까지의 일을 담담하게 회상해요.

 

29살의, 아직은 젊은 나이에 마흔이 넘은 가이드와 각인하고 이렇게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시간은 어떠했나.

 

말하지 못했던 말들, 함께하지 못했던 시간들. 마지막으로 너에게 했던 말이 후회가 되고 그럼에도 같이 눈을 감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안도를 느끼는 심정을 풀어나가는게 보는 입장에서는 가슴 한구석이 찌릿해져요. 직접적으로 죽음을 선고 받은건 가이드 정우민이지만 혼수상태에 빠진터라 그러한 시한부의 입장에서의 서술은 조금 다르면서도 같다고 느껴졌습니다.

 

마침내 세계가 멸망하는 책의 결말 직전의 대화가 참 인상깊었어요.

죽음을 이렇게나 담담하면서도 깊게 표현하는 작가님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세계가 멸망하면 그 세계에 속해 있던 사람들은 죽어요. 물론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늘 살아남는 사람이 존재하지만, 그건 세계가 완전히 멸망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런 이야기에서는 늘 세상이 빈사 상태에 빠진 걸 가지고 멸망이니 뭐니 하는 이야기를 꺼내요."

"...."

 

"정말로 세계가 완전히 무너진다면, 그 세계에 속해있던 사람들도 희망의 여지 없이 죽고 말거예요.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

 

"어쩔 수 없었어요. 정우민이, 이 사람이 내 세계라서, 그래서 이 사람이 죽으면 나 또한...."

 

- 이미누, 세계가 무너지기 일주일 전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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