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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의 수호자 ㅣ 수호자 시리즈 1
우에하시 나호코 지음, 김옥희 옮김 / 스토리존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알수 없는 것의 알을 잉태하게 된 2황자 챠그무가 부황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자 그의 어머니인 황비는 뛰어난 호위무사인 단창술사 바르사에게 챠그무를 지켜달라고 의뢰를 하게 된다. 바르사는 이를 받아들이고 챠그무의 몸 안에 든 알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 토로가이를 찾아가게 되고, 나라의 가뭄과 챠그무 안에 있는 알이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알게 되는데...
여자 호위무사 바르사, 제 2황자 챠그무. 보통 이러한 구조만 놓고 본다면 많은 사람들이 두 사람의 연애노선을 생각하게 된다. 그동안 수 많은 판타지에는 연애노선을 빼놓고 진행되는게 그리 많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놀랍게도 이 작품에 연애 노선은 없다. 더 놀라운건 여자 주인공인 바르사의 나이가 30세라는 것이 놀랍다면 놀라울까. 오로지 하나의 사건을 주제로 두 사람이 물의 정령 알에 담긴 비밀을 알게 되고 두 사람의 정신적 성장을 이루는 것이 책의 주된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바르사는 과거에 챠그무처럼 다른 이에게 구해져 살아남게 된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를 구한 호위무사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자객으로 온 자신의 친우들을 베어넘기며 살아남았고 바르사를 키웠다. 그떄의 바르사는 지그로의 심정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바르사가 챠그무를 구하게 되면서 바르사는 그를 구해주었던 지그로의 심정을 이해하게 된다.
챠그무는 어째서 자신일까? 세상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어째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걸까? 자문하면서 괴로워했지만 자신이 황자로 태어나고싶어서 태어난게 아닌 것처럼 자신을 위해 수 많은 이들이 목숨을 걸고 살려주었던 것을 보고 깨달아 현실을 직시하며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챠그무가 뒤를 돌아 바르사를 보며 말했다
"바르사, 나를 챠그무라고 불러줘. '안녕, 챠그무'라고 말해줘"
바르사가 미소를 지었다.
"그러지. 안녕, 챠그무"
챠그무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말했다.
"고마워, 안녕. 바르사. 탄타, 토로가이님. .... 고마워."
왜냐고 물어도 알 수 없는 뭔가가 갑자기 주변 세계를 바꿔버린다. 그렇게 되면 그 커다란 손아귀 안에서 발버둥 치며 살아가는 수 밖에 없다. 누구나 자기에게 맞는 방법으로 열심히 살아간다. 아무런 후회가 없는 삶 따위는 있을 수 없다.
결말이 마음에 들었던건, 저 부분의 내용대로 누구나 후회없는 삶따위는 살수 없듯이 바르사의 선택도, 챠그무의 선택도 삶 안에서 자기에게 맞는 방법대로 열심히 살아간다. 갑작스레 황태자의 자리에 오르게 된 챠그무도 정들었지만 약속대로 챠그무를 구해주고 원래 일상으로 돌아가는 바르사도 후회 없는 삶이나 선택따위는 없지만 그 나름대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이 담긴 결말이라고 생각된다.
++
작가가 문화인류학 전공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도 책에서는 나라의 건국신화의 이야기와 다른 부족의 그에 대한 이야기가 어긋나는걸 맞춰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잘못된 전승에 대한 키워드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부분이 꽤나 좋았다. 작중에서 나오는 성독박사 슈가가 나중에 성도사가 되고 챠그무가 황제가 된다면 아마도 잘못 알리어진 전승을 바로잡고 100년후 또 다시 찾아오게 될지 모르는 가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바꿔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왜냐고 물어도 알 수 없는 뭔가가 갑자기 주변 세계를 바꿔버린다. 그렇게 되면 그 커다란 손아귀 안에서 발버둥 치며 살아가는 수 밖에 없다. 누구나 자기에게 맞는 방법으로 열심히 살아간다. 아무런 후회가 없는 삶 따위는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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