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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암 ㅣ 영화처럼 아름다운 동화 2
정채봉 지음, 정리태 옮김 / 샘터사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흔히 불교적인 감성이라고 말들을 하지만 그보다는 설화적,신비적 감성에 아동에 대한 정채봉 선생의 시각과 보편적 전통 의식이 몽타쥬된(오버랩이 아니다.) 동화라고 생각한다. 최근의 애니메이션이 아니라도,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린시절부터 읽어왔던 원작동화,아동용 꽁트,영화,교과서에 실린 부분들 등으로 익숙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만큼,어느 연령이 읽고 어느 때에 누가 읽어도 감동받을 수 있는 작품.
표절이라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스페인 작가 호세 마리아 산체스 시르바의 '빵과 포도주의 마르셀리노'라는 동화와도 많이 닮았고,아마 작품 자체도 이 작품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리라 생각한다.그러나 오세암의 길손이에게는 마르셀리노 따위는 가질 수 없는 순수한 지고의 매력이 있다. 마르셀리노의 경우,아이이지만 아이가 아니다.단순히 어른의 시각에서 동화적으로 꾸며낸 아이다움과,기독교적인 이상적인 감성,그리고 그 안에 강조되고 있는 사랑과 자비,역겨울 정도로 작위적인 모습에 비해 길손이는 그저 아이일 뿐이다.
꽃과 병아리 털을 비교하고 모호한 정리보다는 바람의 발자국에 더 집중하는 조그만 꼬마,너무도 아이적인,아이의 감성으로 자신이 눈높이를 맞추지 않았다면 도저히 그려낼 수 없을 그림이다. 결국,오세암의 주인 공은 길손이지만 마르셀리노의 주인공은 마르셀리노가 아니라 그저 예수일뿐이다.
오세암이 당시 크게 반향을 불러 일으키자 불교를 배경으로 한 동화의 흥행을 시기했는지 기독교 계열의 출판사에서 산발적으로 동화 마르셀리노와 영화를 수없이 복간해내었지만 누구에게도 흥미를 일으키지 못하고 사장되어 버린 것도 그러한 맥락. 어찌 보면 마르셀리노 정도의 작품이 오세암에 비교되는 것이 불쾌할 정도다.
생사의 연계에 대한 이야기나 길손이의 어머니에 대한 미련에 공감하지 못하는 독자라도 음악과도 같은 시적 흐름과 작은 사물과 이름들에 대한 그 하나하나의 비유와 묘사에는 감동하지 않고 못배기리라. 최근에 개봉했던 애니메이션도 추천(DVD 나오면 사서 보시라. 장담하건대 열댓번씩 볼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