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세르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을 꼽으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역시 '매의 단'이 전멸하는 장면일 것이다. 혀가 뽑혀나간 그리피스의 소리 없는 한마디 '바친다'와 그 후로 끊임 없이 부르짖게 되는 가츠의 '그리피스!'라는 절규.신,혹은 악마라고 부를 수도 있는 5인의 고드핸드. 신과 마의 경계가 유동적이라는 설정의,어쩌면 가장 인간적인(세상엔 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만 존재한다는 식의 일부 종교인들의 기독교식 편견은 사양한다.) 캐릭터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 또한 이들이다. 끝없는 공포의 주인이지만,그들 또한 절망의 인간이었던 과거,그리고 그 절망과 공포의 산물,'서랍 속의 면도칼'논리를 반증하는 또 하나의 인간의 모습일 수도 있다. 어느 것이 선이고 또 악인가라는 이제는 식상할 정도로 만화에서 흔히 써먹는 고민은 이 만화에서 또다른 모습으로 보여졌다. 그리피스 의 선택이라는 기로에서 그 것은 또 한 번 진지하고 복잡하게 독자를 괴롭혀 온다.계속해서 이어지는 가츠의 여정,새로 태어난 그리피스의 꿈(그 것을 꿈이라 부를 수 있을지는 누구도 쉽게 대답할 수 없으리라.).여행이 길 수록 점점 불어나는 갖가지 이유와 갖가지 원한,그리고 갖가지 희망들. 자,당신은 누구를 응원할 것인가?회를 거듭하면서 초반의 문제의식과 독자를 향한 정신적 고문은 많이 옅어졌지만,정형화 될대로 정형화 된 환타지에 대한 새로운 시도라는 과제는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이 시도를 가까이서 바라보아 주는 것도 또한 이 책을 읽는 묘미이리라.1분중 0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