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크다. 그렇지만 크레마 그랑데보다 얇다. 프런트 라이트가 빠져서 그런 것일텐데, 분명 라이트의 부재에 실망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좋았다. 얇아지니까 서류가방 같은데 넣고 다니기에는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어두운 데에서는 볼 수 없다.
배터리도 오래가는 편이다. 양품 검사는 귀찮아서 안하고(그보다는 기기가 있는데 점검한다고 하루 동안 재워두기가 싫었다. 바로 다운로드 받아서 읽었다) 실사용을 하면서 체크해 보기로 했다. 5월 16일에 93%까지 충전한 다음 사용했는데, 5월 29일 자정에 50%였다. 하루에 1~2시간 정도 사용(열린 서재와 필기 기능 포함해서)하는 걸 감안할 때, 개인적으로는 오래 갔다고 생각한다.
필기 기능은 예상 외로 좋았다. 흑백이니까 이것저것 할 수는 없지만, 사용하는 데 불편할 정도로 딜레이가 있거나 필기감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다. 폴더 생성을 통해 기본적인 분류도 할 수 있기는 하고. 다만 그 이상 큰 기대는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일상적인 메모나 아이디어 정리, 초고 작성 등에 사용하자면 쓸만하다.
PDF 파일을 보기에도 큰 불편함은 없다. 물론 A4지를 보는 느낌을 받으려면 13.3인치로 가야한다. 하지만 엑스퍼트의 크기에서도 가독성이 나쁘다거나 하지는 않다. 하지만 좀 별로인 것이, 필기를 하려면 알라딘이나 예스 앱에서 열어야 하는데, 여기에서는 이중 로딩이 된다. 희미하게 떴다가 이차적으로 선명해지는 것인데, 길다면 긴 시간이다. 통합뷰어에서는 더 읽기가 편하다고 하기는 하는데, 대신 여기에서는 필기를 할 수가 없다. 좀 아쉬운 부분이다.
나머지는 그랑데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버그들이 있었는데(내가 겪은 것은, 모든 책에서 통일된 스타일을 유지했을 경우 DRM 뭐시기가 문제가 있다하면서 다운로드한 책을 열 수 없었던 것, 그리고 한 책에서 스타일을 지정해 놓았더라도 그 책을 나갔다가 들어오면 그 스타일이 유지되지 않고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 두 가지였는데 지금은 모두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된 상태이다)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되고 있기는 하다.
요약하자면, 일단 프런트 라이트에 민감한 사람의 경우 엑스퍼트는 패스해야 한다. 아예 없으니까. 필기나 책넘김에서 최상을 원하는 사람 역시 엑스퍼트를 이 돈 주고 살 필요는 없다(아이패드 6세대가 있다). 대신 좀 더 큰 화면에, 얇고, 다른 이북보다 내구성이 강하고, 조금 답답하긴 하지만 시력저하를 방지할 수 있고, 이북을 많이 읽으며 PDF 독서 시 조금 느려도 상관 없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좋은 기기다. 나는 여기에 해당하기에 5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