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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 -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현실에서 만드는 법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당신의 유토피아는 어떤 모습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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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5시간노동 #보편적기본소득 #국경없는세계
이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유토피아는 이런 모습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인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현재 우리 세계의 문제점은 과거의 유토피아를 이룩한 후 새로운 유토피아를 상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모든 것이 열악했던 시대에 꿈 꿨던 코케뉴(Cockaigne)는 이미 현실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재의 유토피아의 이면에는 디스토피아적인 면모들도 많이 존재하고 있다. 진보는 새로운 문제를 발생시켰고, 우리는 그 문제를 해결하며 한 걸음 더 진보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진보를 위해서는 나침판으로 유토피아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여기서 유토피아를 실현시키기 위한 방안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노숙자로 대표되는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가 제시한 방법이다. 그는 그들에게 그냥 현금을 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사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빈곤층을 위해 국가예산의 상당량을 할애하고 있는데, 그로 인한 효과는 미미하다. 그는 여러가지 실험결과를 제시하며 그저 그들에게 현금을 주는 것이 훨씬 저렴하며, 그 효과는 놀라울 정도라는 것이다. 언급된 사례로는 런던의 브로드웨이가 13명의 노숙자에게 국가지원을 중단한 후 그저 현금을 주었는데, 그들 중 9명은 자력으로 길거리에서 벗어나 직장을 가지고 집을 구했다. 또한 GiveDirectly의 사례들도 이러한 그의 주장을 뒷받침 했다.
또 그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근로시간을 줄여서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있느냐?" 그에 따르면 근로시간 감축은 스트레스를 포함해 사고 발생, 실업, 여성 해방에서 기후변화에 이르기 까지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점의 해결에 도움이 된다. 사실 루소도 인정했듯이 과거 노예제가 존재했던 시절에 자유민들이 자유롭고 인간답게 살 수 있었던 것은 노예들이 그들의 생계를 책임져주고 그들은 노동과 생계걱정에서 배제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루소는 "현대인은 노예를 해방하고 스스로 노예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는 그 노예의 역할을 기계에 넘겨줄 수 있는 시대에 와 있다. 현대 사회의 기술력에선 인간은 노동의 영역에서 절대 로봇을 따라잡을 수가 없다. 즉, 인간 스스로가 하는 노동은 로봇에게 맡겼을 때보다 비경제적이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저자의 의견이 더 리얼리스틱하게 다가오게 된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경을 해제할 경우에 세계에 가져올 수 있는 엄청난 이익을 제시한다. 이는 내가 이전에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생각이라 정말 신선하게 들렸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가능할지에 대해선 여러모로 고개가 기울어졌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식견에 정말 여러번 탁치지 않을 수 없었다.